1순위 캐스팅 아니었던 서현진
지상파에서 빛 못본 박해영작가
주시청시간 피한 편성도 호재

▲ ‘또 오해영’이 tvN 월화드라마 사상 최고시청률을 연일 경신하며 ‘또 오해영 신드롬’을 이끌고 있다. 서현진의 다양한 매력이 돋보이는 ‘또 오해영’의 한 장면.

서현진은 1순위 캐스팅 후보가 아니었다. 수많은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는 ‘오해영’이 처음부터 서현진의 몫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철철 울면서 바닥을 기고, 활짝 웃으면서 공중을 날며, 모든 걸 내려놓은 채 무아지경으로 춤을 추는 서현진의 명연기에 ‘또 오해영’ 신드롬이 몰아쳤지만, 서현진이 오해영이 되기까지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냥 오해영’은 처음에 내로라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고수’들에게 제안이 갔다. 하지만 이미 검증된 스타급 여배우들은 줄줄이 이를 거절했다. 그렇게 캐스팅 후보 중에서도 후순위였던 서현진에게까지 기회가 온 것이다.

서현진이 tvN ‘식샤를 합시다2’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를 본격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데는 걸림돌이 많았다. 그러나 ‘오해영’은 결국 서현진의 몫이 됐고, 결과론적으로 ‘오해영’의 ‘적임자’는 서현진이었음이 증명됐다.

한편 ‘또 오해영’의 반전은 서현진 캐스팅에서 그치지 않는다. ‘또 오해영’의 박해영 작가가 tvN을 만난 것도 반전이다. 박 작가는 JTBC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를 히트시켰지만 이후 3년여간 ‘개점휴업’이었다. 지상파 방송사와 개발하던 작품이 잇달아 결실을 보지 못한 탓이다. 결국 그는 지상파와의 작업을 접고 tvN으로 발길을 돌렸고‘오해영 신드롬’의 주역이 됐다.

드라마 주시청시간대가 아닌 오후11시에 편성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또 오해영’이 오후 10시 지상파에 편성됐다면 이야기 전개가 달라졌을 수도 있고, 동시간대 경쟁에서 뒤쳐져 지금의 흥행가도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박 작가가 절치부심 끝에 tvN에서 오후 11시에 ‘또 오해영’을 내놓은 것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연애 말고 결혼’을 히트시킨 송현욱 PD가 연출을 맡은 것도 신의 한 수. 그는 “대본이 너무 좋은데 내가 잘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이 드라마의 연출을 계속 고사했다. 하지만 박호식 CP가 끝내 송 PD를 캐스팅하는 데 성공했고, 송 PD는 기대대로 박 작가와 최상의 시너지를 내고있다.

그 결과, ‘또 오해영’은 감성은 감성대로 파고들면서도 그 톤과 색깔이 환해지고 경쾌해져 더욱 폭넓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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