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즐기는 축제 만들도록 노력해
영화제 국제경쟁부문 출품작도 기대이상
국내 산악문화 관심 높아질것으로 기대

▲ 신장열 울주군수

국내 최초 산악전문 국제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세계 산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라인홀트 메스너(72)가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통해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방문한다. 올해 9월30일~10월4일 열리는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그의 한국 방문 첫 걸음이자, 첫 무대다. 메스너는 개막식에 참석하고 자신의 등반 인생에 대한 특별강연회도 가질 예정이다.

이탈리아 출신 라인홀트 메스너는 1978년 세계 최초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과 낭가파르밧 단독 등정에 이어 1986년 로체 등정까지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무산소 완등의 신화를 썼다. 낭가파르밧 첫 등정에서 동생 귄터 메스너를 잃은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운명의 산 낭가파르밧’. 형제의 이야기와 그의 삶을 통해 받은 감동이 아직도 필자의 가슴에 묵직하게 살아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에서 그를 직접 만난 ‘특별한 사연’이 있기에 이번 방문 성사가 개인적으로도 표현할 수 없이 기쁘고 설렌다. 무엇보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제1회 개최부터 메스너의 ‘한국 최초 방문 성사’라는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유일한 상징성을 갖게 됐다.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세계산악영화제 개최를 위해 지난 5년 넘게 공을 들인 결과다.

울주군은 지난 2011년부터 영화제를 기획해 세계산악영화제의 양대산맥인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64회)와 캐나다 밴프영화제(41회)와 교류 관계를 맺어 경험을 쌓아왔다. 2011년 밴프영화제를 방문한 이후 밴프산악영화제 월드투어 울주상영회를 3년 동안 열며 지속적인 상호 교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 2014년부터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에도 계속 방문해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지난해 5월 트렌토영화제측의 공식 초청을 받아 필자와 박재동 추진위원장 등 울주방문단이 참석한 것이 메스너의 한국 방문 추진 기폭제가 됐다.

메스너의 경우 보통 2년 후까지 일정이 미리 잡혀 있어 이번 영화제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트렌토영화제측에 따르면 원래 2년 전부터 올 가을 티벳에서 6개 프로젝트 추진 일정이 잡혀 있어 울주 방문 확정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5월 초까지도 확정 답변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었다. 그렇지만 울주군과 영화제 사무국의 지속적인 노력, 트렌토영화제 측의 적극적인 협조로 1년 여 만인 5월18일 최종 확정 문서가 오면서 한국 첫 방문이 극적으로 성사된 것이다.

메스너와 함께 트렌토영화제의 로베르토 데 마틴 집행위원장도 이번 영화제에 동행한다. 그 결과로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며, 산악문화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세계 양대 산악영화제들과 관계를 이어온 결과는 또 있다. 캐나다 밴프영화제를 지금의 국제적 행사로 키운 버나데트 맥도날드(65)가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석한다. 맥도날드는 1988~2006년까지 밴프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이 영화제를 국제 규모로 기획해 발전시킨 핵심 인물이다. 현재도 영화제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산악문화 저술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2011년 울주군 실무자들이 캐나다 밴프영화제를 방문해 서로 처음 만났으며 이후 밴프측과의 교류를 통해 이번에 심사위원을 맡게 됐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국제경쟁부문 출품에도 세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공모 결과 산악 영화 강국인 북미와 유럽을 비롯해 6대주 40개국에서 182편이 접수됐다. 당초 예상한 20여 개국 100여 편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이러한 준비 상황들을 기반으로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인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산악문화축제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신장열 울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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