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약속한 전략핵무기 감축분에 해당되는 탄두, 폭탄, 미사일 대부분을 파괴하기 보다 비축할 수 있다는입장을 시사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J. D. 크라우치 미 국방부 차관보는 8일 의회에서 가진 극비 브리핑에서 현재 약 4천기의 핵탄두 및 폭탄중 몇 기를 파괴하고, 몇 기를 저장 혹은 재배치할 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이 앞으로 10년간 전략핵무기를 현재의 6천기에서 1천700~2천200기로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브리핑에 참석했던 민주당 출신 핵무기 전문가는 부시 행정부가 단지 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상 예정된 50개의 MX 대륙간탄도탄 미사일(일명 피스키퍼) 사일로(격납고)를 파괴하는 것만을 유일하게 확정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정부는 어떻게 나머지 감축이 이뤄질지 밝히지 않았고, 추후 전략핵무기 구조가 어떤 형태를 취할지 알지 못했다. 또 몇 기를 저장 혹은 파괴할 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이 신문에서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한 소식통은 세부적인 내용은 앞으로 짜여질 것이라면서 "정부는 훌륭한 첫 발자국을 떼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릴 킴볼 군축협회 사무총장은 "만일 전략핵무기가 재배치를 위해 그대로 보관된다면, 감축 약속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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