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오후 7시 야외공연장에서 개막식

▲ 2016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개최되는 태화강대공원 일원에 10일 개막을 앞두고 작품들이 속속 설치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태화들은 태화강대공원의 옛 이름이다.

울산 토박이들이 태화강을 ‘태홧강’이라고 하듯 강한 발음으로 ‘태화뜰’이라고 하는 곳이다.

봄과 여름에는 시민들의 야외나들이, 산책 장소로 인기를 끈다. 특히 봄이면 양귀비부터 수레국화와 안개꽃까지 다양한 봄꽃이 만개해 꽃대궐을 이룬다.

 

이 대궐에 29점의 고품격 설치미술 작품이 놓인다. 태화강대공원은 미술제를 통해 하나의 거대한 설치미술 작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울산지역 최대의 국제미술제인 ‘2016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16·Taehwa Eco River Art Festival)가 오는 10일부터 19일까지 중구 태화강대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TEAF 2016’은 ‘Style of the Between’(사이의 형식)이라는 주제로 국내 작가 20명, 해외 작가 9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현대미술과 도시의 특성을 융합한 ‘미술축제’를 콘셉트로 정하고, 이를 표현한 크고 작은 작품들을 배치한다.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29명이 참여하는 올해 설치미술제에는 건축, 디자인, 조각, 공예, 설치와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개별 작가의 면면 또한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중견 및 신예 작가들이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외국 작가 수가 2배가량 늘었다.

인권과 환경을 위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무기, 배추와 같은 식물성에 주목하는 김인태, 국내 대표적인 무대미술가로 활동 중인 오윤균 등 국내 20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그 밖에도 울산과 태화강, 대숲과 공원 등 도심 속 자연을 동경해 온 폴란드, 프랑스, 캐나다, 우크라이나 등 9명의 외국 작가들이 미술제에 동참한다.

올해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지난해와 같이 생태도시 울산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에서 행사를 펼친다. 바로 중구 태화동 옛 ‘태화들’로 불리던 태화강대공원이다.

울긋불긋한 꽃, 푸른 풀이 우거진 태화강대공원에 설치미술 작품이 세워지면서 하늘과 강과 바람이 어우러진 지붕 없는 갤러리로 새 단장을 하고 있다.

태화강대공원은 그야말로 대규모 야외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이번 축제는 도시민의 실천적인 삶과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무엇보다 관람객이 아무런 제약이나 불편을 느끼지 않으면서 온전히 미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창작의 열정과 분출하는 호기심이 뒤엉키는 현장감이 행사장 곳곳에서 스파크가 튀듯 생겨날 것이다.

태화들에 핀 예술의 꽃
현대무용·뮤지컬·오페라 음악 등 선사
만남의 광장서 공공디자인 행사도 열려

울산시와 문화체육관광부, (사)한국미협울산지회, 울산대학교가 후원하고 경상일보가 주최하는 ‘2016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16)가 오는 10일 오후 7시 태화강대공원 느티마당 야외공연장에서 개막식과 함께 화려한 축포를 터뜨린다.

개막행사는 식전무대인 무용공연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은 현대무용가 이제성, 이선민씨다. 이들이 선보일 ‘Blind Spot’이라는 작품은 두 사람의 몸과 마음이 상대방을 차단하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상황을 보여주며, 단절과 외면에서 느껴지는 시선의 변화와 몸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개막식 이후에는 뮤지컬 배우이자 팝페라 테너인 박완씨가 무대에 올라 뮤지컬, 오페라 음악을 들려준다. 이어 오후 8시부터는 영화 ‘쎄시봉’이 상영된다.

개막 행사는 김기현 울산시장 등 내빈과 시민들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구성된다.

기념식은 하성기 경상일보 대표이사의 인사말과 내빈 축사, 고충환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운영위원장 및 큐레이터, 참여작가 소개 등으로 진행된다. 이어 고충환 운영위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라운딩 행사가 펼쳐진다.

고 위원장은 “고립된 섬에서의 예술이 잠재적인 예술일 수는 있지만, 관객의 눈이 없다면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다. 예술이 비로소 예술로서 꽃을 피우기 위해선 관객이 있어야 한다. 예술가와 관객이 하나로 어우러져야 한다”면서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역시 관객과 어우러져야 비로소 축제의 한마당이 될 수 있으며, 울산을 넘어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9일까지 계속될 TEAF 2016 기간동안 태화강대공원 입구 만남의 광장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공공디자인’ 행사가 마련된다.

울산시 도시창조과가 마련하는 이 행사는 울산시의 문양·색채·안전 디자인 가이드라인 적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색채 디자인 지원사업을 홍보한다.

공공디자인 사업 홍보·전시관을 운영하며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또 11일과 12일, 18일과 19일에는 ‘아트상품체험, 암각화 탁본’ ‘아트 프리마켓’ 등의 부대행사(오후 1~6시)가 마련되고, 12일과 19일 오후 4시에는 힙합, 댄스, 비트박스, 밴드, 오카리나, 난타 등의 공연이 각각 열린다.

TEAF 2016 개막 전날인 오는 9일 오후 4시 중구문화의전당 지하 어울마루에서는 ‘City, Art, Eco’를 주제로 하는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예술을 통한 도시발전 사례와 태화강 국제설치미술제의 의의(하계훈 단국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미술평론가) △예술을 통한 도시발전, 도시이미지 구축과 도시 마케팅(강동진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도시재생 전략으로서의 문화예술, 그리고 나의 작업세계(김무기 작가) △세상을 움직이는 미술의 힘, 작가적 고민과 성찰(존 사사키 작가) 등을 주제로 하는 발제가 마련된다. 이어 하원 울산대 미술대학 교수, 이상한 작가와 함께 토론을 진행한다.

[미리 만나는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작품]
현대미술과 도시 융합한 미술축제

 

○…김인태 ‘내속의 배추’= 대상이 일정비율 이상으로 축소 혹은 확대될 때는 낯선 시각적 이미지로 다가온다. 김인태의 배추는 본연의 색을 상실한 채 거대하게 확대되면서 단순화된 조형적 형태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러한 낯설게 보기를 통해 평소에 보지 못한 이미지 혹은 내면의 이미지를 바라볼 수 있다.

 

○…니키타 카단 ‘Stone Flag’= 강렬한 색상의 산화 철과 새싹의 대조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작가는 이런 물성과 색조의 대비를 통해 강자과 약자의 힘의 대비를 보여준다. 약자는 비록 작지만 생명력을 가짐으로써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안식 ‘아낌없이 주는 나무’= 금속으로 이뤄진 나무의 형태를 단순화해 바람의 세기에 따라 움직이는 작품이다. 각기 다른 패턴의 작품 상부가 바람에 의해 회전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이미지를 제공한다. 바람이라는 자연적 요소를 활용해 한 자리에 고정돼 있는 작품이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하도록 하고, 이를 바라보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다.

 

○…김학제 ‘미래서정­이상한 동거’= 작가는 디지털과학이 일반화된 시대에서 인류가 존재감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품에서는 사이보그도, 인간도 아닌 중간적 존재가 있고, 제일 위에는 로봇이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보며, 사색의 시간을 가지길 권한다.

 

○…이병찬 ‘신을 부르다’= 작가는 신을 부르기 위해 나무에 휘감은 원색의 천이 모니터 화면의 수많은 광고창처럼 보였다고 말한다. 이러한 판타지적 이미지를 토대로 자신만의 소비생태계를 구성했다. 그 생태계에 존재하는 새로운 생명체는 괴이하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화려하고도 괴이한 구조를 가진 소비라는 신을 모시고 살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창훈 ‘Open Studio’= 작가의 삶의 공간인 작업실 또는 전시장을 직접적인 표현수단으로 사용해 작가 본인의 일반적 사회에서의 이탈과 표류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처음 기획됐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된 작업은 사람으로서 살아가며 느끼는 사회로부터의 고립감을 하나의 회화적 풍경으로 경험함으로써 그 의미가 확장된다.

 

○…지니 유 ‘It was. It will never be again’= 지니유는 재료와 형식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는 작가로 이러한 연구는 우리 삶의 구조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니유는 50개의 대나무와 깃발을 이용해 만장(輓章)형태의 작품을 제작했다. 이는 전통적 권위와 그로 인해 내재돼 있는 사회의 불안감에 대한 애도이기도 하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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