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 - (하)문화콘텐츠로 바라본 방어진항

▲ 하늘에서 내려다본 방어진항 전경.

방어진항은 울산 동구지역을 구성하는 지리·환경·역사적 요소 중 문화콘텐츠로서의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이다. 지난 회에 언급한 대왕암공원과 함께 향후 동구의 문화적 랜드마크로 변신이 가장 기대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경관 위주의 명승지가 아니라 사람과 삶, 시간의 흔적이 축적된 공간이 문화를 매개로 한 재생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 과거의 영광 되살려
100년전 방어진항 모습 재현
실물 축소 모형·영상 제작도

■ 현재·미래 위한 투자
국제건축디자인거리 조성사업
도시재생·노후시설 개선 박차

◇방어진항 대상 동시다발 재생사업

방어진항 일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은 대략 4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하는 방어진항 이용고도화 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단순한 항구 기능을 관광·문화·상업 기능을 겸비한 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내용으로 지난해에 시작됐다. 총 사업비 439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19년까지 방파제 보강, 물양장 신설, 친수 호안 조성, 복지회관 리모델링, 수산문화센터 설립 등으로 다양하게 진행된다.

동구가 전담하는 3건의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억원 규모의 ‘국제건축디자인 거리조성’사업과 100억원대의 ‘방어진항 도시재생’사업, 그리고 지난해 이어 연차적으로 실시되는 ‘문화콘텐츠 접목 노후시설 관광재생’사업 등이다.

▲ 방어진항 성끝마을 벽화.

이밖에도 비예산사업으로는 방어진항 일대 일제강점기 때 근대역사 자료를 모아 투어 코스를 개발한 방어진항 근대역사문화탐방 사업이 펼쳐진다.

◇과거의 재현과 미래를 위한 시설투자

방어진항 재생사업은 크게 과거의 재현과 현재와 미래를 위한 시설개선으로 나뉜다.

과거의 재현은 안으로는 옛 부흥기의 추억을 떠올리고 밖으로는 새로운 어촌관광지로 개발해 관광효과를 거두자는 취지다.

방어진항이 가장 번성한 시기는 1930년대다. 당시에는 선진 어업기술이 앞서 도입돼 대한민국 3대 어항 가운데 하나로 번성하면서 영화관, 목욕탕 등이 울산에서 가장 먼저 생길 정도로 번화한 지역이었다. 이 같은 스토리를 담아 동구는 실물의 300분의 1 크기로 제작되는 모형제작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 방어진항 성끝마을.

이와 연계한 ‘방어진항 시간여행’은 방어진항을 테마로 한 파노라마 영상 앱을 제작하는 사업이다. 모형물을 실물처럼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1930년대 방어진항의 모습을 3D파노라마 형식으로 재현하고 있다. 이 영상물은 모션 그래픽과 음향효과 등을 적절히 활용해 영상효과를 극대화 한 작품으로 제작한다. 동구관광 홈페이지와 울산대교 전망대, 내년 중 개관할 소리체험관 등에서 일반에 공개하고 앞으로 각종 행사와 축제에서도 활용된다.

이와는 반대로 지난해 말 시작된 국제건축 디자인거리 조성 사업은 방어진항에 새로운 도시기능을 심어 넣어 지역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다.

동구를 대표하는 원도심인 방어진항 일원 내진길 및 중진길을 대상으로 다문화음식거리 구역, 해양체험 및 경관구역, 방어진 역사마을 구역, 해양체험 및 레포츠 구역, 다문화체험거리 구역, 방어진 특산물 및 먹을거리 구역 등 각 구간별 특성화 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과 내국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다문화센터 등을 조성해 문화와 역사가 있는 동구의 중심 상가거리를 조성한다. 이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모태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으나 도심시설이 노후화 되고 지역상권이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어 도시재생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 방어진 상진항.

◇문화관광 인프라의 중심축 방어진항

방어진항 주변에 남은 옛 주거문화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각광받는 중이다.

방어진항은 1929년 우리나라 최초의 철공조선소인 ‘방어진철공조선’, 1939년에는 ‘무라카미조선소’가 설립됐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시발지로 1971년 현대중공업이 세계 조선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마련했던 곳이다. 근대문화유산의 관광자원을 보유한 동구의 보석과도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방어진항을 재생하는 사업은 ‘방어진항 연계 콘텐츠 사업’ 일환으로 방어진항 주변에 남은 100여 년 전 일본식 적산가옥 거리를 중심으로 방어진이 가진 역사관광자원 콘텐츠를 개발해 매력적인 문화관광지로 만드는 것이다.

지난 2015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1차적으로 방어진항 스토리텔링 개발, 관광홍보 영상물 및 관광 상품을 제작했다. 2차 연도인 올해는 전시 안내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해 제작된 콘텐츠를 직접 활용하는 구체안을 마련해 대내외에 홍보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권명호 동구청장은 “울산대교 개통으로 발생할 새 관광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동구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방어진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도시재생사업과 대왕암공원 및 소리체험관 등을 잘 연계시켜 새로운 관광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