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대 교수 출신 라잔 총재…인플레 진화·안정적 성장에 기여

인도 경제의 성장과 안정적 운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오는 9월 임기가 만료되면 연임하지 않고 학계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RBI는 18일 라잔 총재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정부와 논의한 끝에 9월 4일 임기가 끝나면 학계로 돌아가려 한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라잔 총재는 다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조국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내고 미국 시카고 대학 교수로 있던 라잔 총재는 만모한 싱 전 총리 때인 2013년 9월 RBI 총재에 취임했다.

그는 이날 공개된 메일에서 3년간 RBI 총재로 재임하면서 인플레이션율을 낮추고 루피화를 안정시켰으며 부실채권을 줄인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실제로 그는 2013년 9월 취임 당시 두 자릿수였던 인플레이션율을 올해 2월 5.18%로 낮추는 등 인플레이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 경제성장률이 올해 1∼3월 7.9%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세가 지속한 것도 라잔 총재의 안정적인 재정정책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인도 정부와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일각에서는 라잔 총재가 안정성에 치중해 금리 인하 등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여당 '경제통'인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의 수브라마니안 스와미 의원은 모디 총리에게 최근 2차례 서한을 보내 "라잔 총재가 고금리를 고수해 중소기업 불황과 대량 실업사태를 일으킬 것"이라며 그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

라잔 총재의 후임으로는 우르지트 파텔 RBI 부총재, 아룬다티 바타차리아 SBI은행 의장, 아르빈드 수브라마니안 재무부 수석 경제보좌관, 샥티칸타 다스 재무부 차관 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여러 전문가는 라잔 총재의 연임 포기 의사 표명이 인도 환율이나 채권 등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미주호 은행의 티르탄카르 파트나이크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에 부정적인 소식"이라며 "인도의 위태로운 거시경제 상황에서 라잔 총재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고 그가 없으면 거시경제 운용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연합뉴스

▲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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