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군 - (상)스토리의 보고, 영남알프스의 재편

▲ 해마다 10월 초 영남알프스 간월재에서 열리는 울주오딧세이.

울산지역 5개 구군 중 울주군은 요즘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울산의 도심축을 새롭게 재편할 역세권 개발과 국가공단인 온산공단 및 굴지의 대기업이 도농공존 울주를 이끄는 가운데 다른 한 축에서는 영남알프스와 대곡천 암각화군, 언양읍성 등을 중심으로 울주의 역사문화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세계 3대 산악영화제 목표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9월 개막
간월재 울주오딧세이·영남알프스대축제·영남알프스학교 등
자연과 역사·문화가 공존하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으로 관광객 손짓

울주는 가지산과 신불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준령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지형이다. 신장열 울주군수는 올해의 신년 구상에서 “이들 산봉우리를 연결한 영남알프스를 세계적인 산악문화관광 브랜드로 만들고 이를 계기로 울주와 울산의 문화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울주는 천혜의 자연경관 영남알프스를 진원으로 다양한 줄기사업을 실행, 울주의 희망과 자긍심을 그 곳에서 찾고 있다.

▲ 복합웰컴센터 내 클라이밍 체험공간.

무엇보다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9월에 열릴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다. 올해 영화제는 지난해 준비작업에 해당하는 프레페스티벌과 달리 본격적으로 국제경쟁 부문이 도입된다. 이를 위해 국제 산악영화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를 지난 연말부터 이미 시작했고, 최근에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접수한 산악 및 구조영화들을 선별하고 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사무국은 참여국가 규모와 축제 참가자 규모가 지난 해 프레페스티벌에 비해 2~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산악영화제는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와 캐나다의 밴프영화제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고, 아시아권에는 네팔의 카트만두영화제 등이 있다. 울주군은 앞으로 울주산악영화제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산악영화제, 세계 3대 산악영화제 중의 하나로 만드는 것을 목표이자 포부로 삼고 있다.

▲ 지난 5월 복합웰컴센터에서 열린 힐링음악공연.

오만석 사무국장은 “13개국 영화를 상영하고 1만7000여명이 방문했던 지난 해와 달리 올해는 20개국 70여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5만여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행사장인 영남알프스와 주변 관광지를 찾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행사장은 단일화했지만 각종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꾀해 행사의 집중도는 높이고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늘리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주군은 영화관람 인프라의 확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라 주요 행사장인 복합웰컴센터 내에 ‘영남알프스 입체영상관’을 새로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열린 영남알프스 입체영상관(5D) 건립 최종보고회에 따르면 5D 영상관은 연면적 943㎡로 다면영상 실감체험 영상관(번개맨 우주센터)과 스포테인먼트 테마파크(번개맨 트레이닝센터) 등 2개 동으로 구성된다. 총 사업비는 54억원이다.

다만 착공부터 최초 상영관 운영까지는 촉박한 일정으로 진행되는만큼 올해 열릴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는 건축물의 규모나 준비과정만을 가늠할 수 있을 뿐 본격 운영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 공사는 각종 인허가 협의가 완료될 오는 8월 시작된다. 내년 6월에는 준공과 시험가동을 거치게 된다. 이후 시범운영기간을 거쳐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시작될 내년도 9월부터 공식운영에 들어간다.

▲ 영남알프스 컨트롤타워인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전경.

울주군청 문화예술과 김현영 계장은 “어린이에게 인기있는 ‘번개맨’ 캐릭터를 활용해 일종의 가족휴식공간으로 만들어지며, 근력 훈련을 통해 체력을 향상하는 공간, 주어진 순서대로 미션을 수행하는 두뇌훈련 공간 등도 마련된다”며 “영남알프스 내에 상시활용 문화공간이 한 곳 더 개관하면 복합웰컴센터와 주변관광지를 연계한 관광객도 늘어나고 주민들의 문화향유 빈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영남권 최고의 등산 성지로만 평가돼 온 영남알프스는 이처럼 올해 첫 회를 맞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와 5년째 이어져 온 간월재에서의 울주오딧세이, 10월 한달간 이어지는 영남알프스대축제 등 각종 문화예술의 보고로 새로운 가치를 키워가고 있다.

여기에는 영남알프스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지역 작가와 문화예술인들의 활동들이 적지않게 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 개교한 영남알프스학교는 ‘억새나라 표범의 땅’이라는 슬로건으로 영남알프스 속 숨은 이야기와 산악관광체험을 공유하는 시민교육프로그램이다.

영남알프스학교 수업은 등산교실, 귀농귀촌교실, 역사탐방교실, 야생차교실, 일요화가교실, 시낭송교실, 어린이꿈교실 등 다양하다. 이를 운영하는 사무실 및 강의실은 정작 언양알프스시장(언양장) 내에 있지만 강의가 체험 위주로 운영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영남알프스 현장에서 진행되는 수업이 적지않다. 강사로는 식물전문가, 작가, 시낭송가, 화가들이 참가한다. 본보에 ‘영남알프스 견문록’을 연재하는 소설가이자 영남알프스 스토리 발굴자인 배성동씨도 이 곳에서 강사로 활동한다.

노양주(전 들꽃학습원장) 영남알프스학교 교장은 “학교가 어디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영남알프스 전체가 학교이자 교실”이라며 “울산에 살면서도 이 아름다운 자연과 그 속에 품은 온갖 이야기를 잘 모르는 채 지나치는데, 영남알프스학교를 통해 이를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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