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봉착한 조선해양산업
노사 화합으로 돌파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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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룡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6월28일은 제10회 울산 조선해양의 날이다.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의 준공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현대중공업이 최초로 건조한 26만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인 애틀랜틱 배런(1호)과 애틀랜틱 배러니스(2호)의 명명식을 가진 1974년 6월28일을 기념해 이날을 조선해양의 날로 정했다.

1970년 현대중공업의 조선소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뜸과 동시에 울산의 조선산업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현대미포조선, 동해조선 등이 울산에 입지하게 되면서부터 울산은 조선해양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IMF도 비켜간 울산의 조선해양산업은 2015년까지만 해도 한국 내 선박 생산량의 4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 울산을 세계 1위의 조선해양 도시로 자림매김하게 하였으나 수년 전부터 불어닥친 전세계적 불황으로 인한 선박 수주량 감소로 올해에는 선두자리를 다른 도시에 내어줄지도 모를 처지가 되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선박 수주 실적에서 중국은 자국 발주물량 덕분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였으나 한국은 일본에도 뒤쳐진 6위로 밀려났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세계 굴지의 조선해양업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울산의 조선해양산업이 현재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울산, 아니 한국의 조선해양 산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현재 조선해양 산업은 노동 중심적이라는 특성상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이 중국에 밀려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선해양 산업은 노동 중심적인 제조업에서 기술 집약적인 첨단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울산지역 내 조선해양 기업들은 세계적 기술경쟁력을 이미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에코십과 스마트십 등 미래 첨단선박 건조를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어 향후 더욱 강세를 펼칠 것이라고 본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중국은 기술력 강화를 위한 R&D 및 설계기술 확보를 하기 보다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설계도를 매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이 조선해양 산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가 아닌 물량공세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경쟁력 약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설계부터 생산, 판매까지의 공급사슬을 전반적으로 수직계열화 해 높일 수 있는 경쟁력 강화의 기회를 스스로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은 제조 단가의 급등 및 선박의 품질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아직 한국의 조선해양 산업에 기회가 남아있는 이유이다.

울산테크노파크는 조선해양 산업을 육성시키고자 동남권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정부과제를 수행해 오고 있다. 2011년부터 심해저 해양플랜트 시험평가 연계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광역경제권연계협력사업에 참여했으며, 지난해부터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연계를 활성화하고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경제협력권산업육성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조선해양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기술개발 및 사업화, 수출 지원 등 다각적 방면으로 조선해양 관련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추진 중에 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지는 것처럼 지금의 이 위기를 넘긴다면 기회가 밀려올 것이다. 장기적으로 결점을 보완해 나가며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 한국의 조선해양산업이 주변국과의 경쟁에서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길 기대해 본다. 말뫼 조선소의 상징물이었던 ‘코쿰스 크레인’ 이른바 골리앗 크레인이 넘어가지 않으려면 노사간의 신뢰와 화합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를 굳건히 했으면 한다.

김창룡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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