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 상당기간 지속 가능…상황발생시 신속 과감히 대응”

▲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금융권역별 대응계획 점검회의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7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투표 이후 새로운 균형에 도달하기까지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어 금융시장 의 변동성이 상당 기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는 양상이 달라서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급격히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금융권역별 대응계획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처럼 밝혔다.

그는 “우리 금융시장도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투표결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이라며 “다만 국내 증시 하락 폭, 외국인 자금 순매도 규모,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 폭 등은 과거의 위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24일 외국인 증시 자금매도는 631억원으로 통상 수준이었고, CDS 프리미엄 상승 폭은 6.5bp(1bp=0.01%포인트)에 그쳤다.

사안의 성격, 파급 경로와 시차, 대응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도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급격히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위원장은 “영국 국민투표 결과가 직전 예상과 다르게 나왔지만, 브렉시트 자체는 미리 예고된 이벤트였다”며 “영국과 EU, 미국은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계획을 준비해두고 상황변화에 따른 대응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렉시트는 실제로 현실화되는 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므로 ’리먼 파산‘으로 위기가 곧바로 발생한 2008년과는 다르다”며 “리먼 파산이나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직접적인 금융 시스템 훼손이나 자산가치 급변동을 유발한 위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사상 첫 EU 탈퇴 사례인 브렉시트 이슈가 여타 EU 국가의 탈퇴 가능성을 불러일으키는 등 향후 전개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EU 회원국 간 이해관계 조정으로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임 위원장은 “EU 추가 탈퇴, 과도한 실물부문 둔화 등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하기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있고, 금융시장 변동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금융시장이 작은 이슈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브렉시트에 따른 EU 체계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긴 호흡을 갖고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는 한편, 당면한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중심을 확고하게 잡고 시장 상황을 치밀하게 분석해 신속·과감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를 위해 “이미 마련된 위기대응계획의 절차와 내용을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시장안정 세부대책을 미리 마련하겠다”면서 “불안 심리가 일정 수위를 넘어서면 단계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및 외화차입 여건 변화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역별 외화차입금, 대외 익스포저(위험노출) 관련 특이 동향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들에도 외화유동성 상황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리스크 완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에는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은행연합회장, 금융투자협회장, 생명보험협회장, 손해보험협회장, 여신전문금융협회장, 저축은행중앙회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금융연구원장 등 금융협회와 유관기관 기관장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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