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매장 입점’ 사기사건 선처 명목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자신이 맡은 사건과 관련해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관 김모씨를 28일 오후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중앙지검 근무 당시 자신이 취급하는 사건과 관련해 정 전 대표에게서 2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금융위원회에 파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는 서울메트로 매장 입점 의혹과 관련된 사기 사건의 수사 대상에 오르자 김씨에게 선처를 부탁하며 금품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원정도박 사건으로 구속기소됐다가 만기 출소를 앞뒀던 정 전 대표는 최근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다시 구속기소됐다.

여기엔 2012년 동업자였던 브로커 심모씨의 사기사건 재판에서 “지하철 매장 입점 청탁 명목이 아닌 사업자금으로 돈을 빌려줬다”고 거짓 증언한 혐의(위증)가 포함돼 있다.

검찰은 관련자의 진술과 자금 추적 등을 통해 정 전 대표에게서 김씨 쪽으로 금품이 건네진 정황을 포착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금품 거래 경위와 사건 처리 경과, 다른 사건 관여 여부 등을 캐묻고 있다.검찰은 조사가 일단락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 전 대표의 현직 검찰 관계자를 상대로 한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사와 수사관들이 잇달아 수사 대상에 오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 전 대표 측 브로커 이민희(56·구속기소)씨 등 2명에게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소속 수사관 김모씨를 25일 구속했다. 김씨는 2012년 이씨와 또 다른 사건 관계자 조모씨 등 2명에게서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고검 박모 검사도 2014년께 정 대표에게서 감사원의 감사 무마 및 관련 소송 청탁 등을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 검사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조사 시기와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박 검사는 뇌출혈로 입원 중이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지난해 정 전 대표의 원정도박 사건을 수사한 부서에서 일한 수사관이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첩보도 입수해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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