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결과 역학조사반 조사 나와봐야…4천700마리 도살 진행중
“아직 돼지전염병 청정지역 깨지지 않았다…확산 안 되도록 최선”

▲ 29일 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제주시 한림읍의 한 농장 입구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제주에서 18년 만에 돼지열병(돼지콜레라)이 발생했으며, 이는 중국에서 들어온 병원성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긴급 도살하는 등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의 B농장에서 12마리의 돼지 가검물을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제주에서 자체 실시한 유전자 검사 결과, 발생한 돼지열병은 국내 바이러스가 아닌 중국 등지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국내 바이러스와 중국 등지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가 있는데 이번에 제주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중국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확실한 결과는 이날 오후 실시될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반의 조사 이후 나올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전날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난 B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를 방역대로 설정하고 통제초소를 설치해 돼지의 이동을 통제했다. 동시에 해당 농장에 남아 있던 돼지 423마리에 대한 도살에 들어갔다.

해당 농장은 중국인 노동자가 일하는 곳이 아닌 부부가 운영하는 소규모 농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00마리에 대산 살처분이 완료됐으며 나머지 돼지에 대한 도살 작업은 이날 오후 모두 마무리된다.

방역대 내에는 총 154개 돼지 사육 농장(27만2천여마리)이 있다. B농장을 중심으로 3㎞ 이내 위험지역에는 65개 농장이 있다. 3∼10㎞ 경계지역에는 85개 농장이 있다.

방역당국은 또 전날 B농장에서 출하한 돼지와 함께 도축돼 냉장실에 보관 중인 다른 농장의 3천393마리분 돼지고기도 오염이 우려돼 전량 폐기하도록 했다.

당시 도축장에 있던 924마리도 교차오염이 우려돼 도살하기로 했다.

방역대 내 농장의 돼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도살 등의 조처를 할 방침이다.

매몰처분은 제주시와 협의해 발생 장소와 가까운 개인소유의 임야지에서 이뤄진다.

제주에서는 1997년부터 돼지열병과 오제스키병에 대한 백신 미 접종 정책을 시행했다. 1998년 마지막으로 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1999년 12월 18일 돼지전염병(열병, 오제스키) 청정지역임을 전 세계에 선포했다. 이후 청정지역 유지를 위해 관련 백신을 투여하지 않고 있다.

돼지전염병 청정지역인 제주에서는 2005년 T종돈장에서 병원성이 없는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당시 백신 주사를 했다는 등의 논란이 제기돼 수사까지 했으나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며 유야무야됐다. 이후 2012∼2013년에 2∼3농가에서 다시 병원성이 없는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2014년에는 20농가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 오염된 한 제약회사의 백신이 원인인 것으로 판명됐다. 당시 농가들은 병원성이 없는 돼지열병 바이러스이긴 하지만 일반 소모성 질병이 함께 발생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 해당 제약회사로부터 보상을 받았다.

병원성이 없는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지난해 22개 농가에서, 올해 15개 농가에서 각각 검출됐다.

이성래 도 동물위생시험소장은 “돼지전염병 청정지역 선포 이후 도내에서 검출된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모두 병원성이 없는 백신 균주 바이러스였는데 B농장에서 처음으로 병원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분류하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균류가 있고 중국 등지에서 발생하는 균류 등 여러 가지가 있는 데 99.5% 중국 등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승수 농축산식품국장은 “나머지 돼지에 돼지열병 백신을 투입하면 돼지열병 청정국 유지가 안되기 때문에 백신 투입 여부는 나중에 농가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돼지열병이 발생한 농장 돼지를 모두 처분하고 방역대 밖으로 확산하지 않으면 청정지역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청정지위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돼지열병(돼지콜레라)은 인체 전염은 없지만 감염된 돼지로부터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다른 돼지에게 급속히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열성 전염병이다.

식욕부진·고열·설사·구토·비틀거림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며, 폐사율이 80% 이상인 치명적인 질병이다.

소 등 다른 가축에게 전염되지 않고 인체에도 아무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열병은 소·돼지·염소·양·사슴처럼 발굽이 2개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발생하는 제1종 법정가축전염병인 구제역과는 다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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