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 사들여 리모델링
기념관·카페·음악실 등
고복수길에 연말까지 마련

▲ 울산 중구청은 중앙 1길 및 새즈믄거리 일대 150m에 조성된 고복수길 내에 고복수살롱을 만든다. 사진은 고복수길.

울산 중구청은 병영 출신으로 한국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고(故)고복수(1911~1972년) 선생을 기리기 위해 이달부터 연말까지 ‘고복수살롱’을 만든다. 고복수살롱은 지난 5월 중앙 1길 및 새즈믄거리 일대 150m에 조성된 고복수 길 내에 위치한다. 고복수길 내 2층 가정집을 매입해 리모델링할 예정이며, 총 예산은 9억원으로 잡고 있다. 건물 매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해 안에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복수살롱은 고복수기념관, 카페, 음악실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2층과 옥상공간을 특화시킬 계획이다.

 

윤혜진 중구창조도시기획단 단장은 “중구 구도심 지역의 2층 상가건물은 1층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태원 경리단길 등 옥상공간을 활용한 상가, 문화공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옥상공간을 활용해 테라스 등을 조성하면서 2~3층 공간의 공실화도 해소됐다”면서 “고복수살롱에 마당테라스뿐 아니라 옥상테라스도 조성해 2층까지 발길이 이어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2층에서 차를 마시며 골목길을 내려다볼 수 있는 등 전망이 아주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구청은 고복수 노래, 고복수 생전에 대중가요계에서 이름을 떨쳤던 친구들의 노래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 감상실을 마련함과 동시에 고복수의 음악도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다.

윤 단장은 “고복수 음악 하면 쉽게 ‘타향살이’를 떠올리는데 그 외에도 좋은 음악이 너무 많다. 특히 가사가 매우 시적이다. 그런데 고복수 음악을 현대인이 공감하기에는 시대적 단절이 너무 크다. 그래서 고복수가 김광석 만큼 전국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고복수 살롱이 완성되면 지역에 있는 젊은 음악인들과 함께 현대 트렌드에 맞게 음악을 편곡하고, 음반집을 내는 등 고복수 음악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인물적 배경도 좋지만 노래가 알려진다면 이곳을 찾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감상과 음악회뿐 아니라 야간 파티도 열린다.

윤 단장은 “이 인근에 있는 한 상가에서 골목파티를 열었더니 수백명의 시민이 찾아온 사례가 있다. 시끄러운 파티가 아닌 버스킹하는 지역 음악인들의 공연이나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파티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원도심 골목을 되살리기 위해 중구청이 추진 중인 ‘원도심 골목길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다. 고복수 길과 고복수 살롱을 조성하면서 벤치형 포토존, 타일로 표현된 고복수 등 고복수의 지난 발자취를 느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고복수살롱 주변으로 청년창업가들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들이 들어오고 상권이 조성돼 골목길을 활성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택을 상가 건물로 전환할 의사가 있는지 전수조사도 진행중이다.

한편 고복수는 1930년대 가요 ‘타향살이’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으며, 그가 소속된 조선악극단은 전 세계 순회공연을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고향 울산에는 그를 기리는 노랫말이 곳곳에 남아 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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