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내년부터 운영…센터장의 비전·리더십 중요

정신건강·신경·재활의학과 등 협진 시스템도 필요

뇌 단백질 확인 아밀로이드 PET CT 장비 등 갖춰야

▲ 치매의 정확한 감별, 진단을 위해서는 최첨단 의료기기의 활용도 중요하다. 사진은 환자가 울산지역의 한 병원에서 치매 감별을 위해 아밀로이드 PET CT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울산시가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기간(5년)은 전국 평균(8년)의 절반 수준으로 울산의 고령화 속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2배가량 빠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고령화 진행 속도에 맞춰 지역 치매환자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울산을 비롯해 경남, 광주, 세종만 광역치매센터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다른 지역에 비해 고령 인구가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올해 안에 4개 지역 모두에 광역치매센터를 선정하고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울산광역치매센터 건립에 앞서 센터가 갖추어야 하는 요건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학술 경험 풍부한 전문가 수장

광역치매센터는 지역 내 한정된 치매 관련 자원들을 적절하게 조직화하고,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수탁기관으로 선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센터를 이끌고 갈 센터장의 역할이 중요한데 다른 지역 광역치매센터장의 경우 대부분 다년간 축적된 임상경험과 학술경험이 풍부한 치매 전문가가 센터를 책임지고 있다.

울산지역 의료기관 관계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많은 연구 성과들이 쏟아지고 있어 향후 진단과 치료의 패러다임에도 다양한 변화가 찾아 올 것이다. 따라서 이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관련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학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수장으로 내세워야 한다”면서 “센터장의 비전과 리더십이 중요하며 무엇보다도 치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임상 및 연구 전문가가 센터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야별 협진 시스템 구축

치매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외에도 혈관성 치매, 루이제 치매, 파킨슨병 치매, 전측두엽치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치매 환자 중 우울, 불면, 방상, 초조 등과 같은 정신행동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각자의 장점을 살려 협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치매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때도 다양한 임상 분야의 전문가가 협조한다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첨단 치매진단 장비 확보

치매는 임상적 진단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정확한 감별진단을 위해서는 뇌 MRI, 아밀로이드 PET와 같은 첨단 장비를 활용해야 한다.

최영민 울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사후 뇌 부검을 통한 병리 확인으로 확진하는 병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뇌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확인할 수 있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가 상용화돼 치매의 감별 진단에 도움이 되고 있다. 치매 관련 연구 사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아밀로이드 PET CT 등의 첨단 진단 장비가 확보된 대형 병원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치매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예방, 조기 진단, 감별진단, 치매 단계별 치료 프로그램, 치매가족 프로그램, 요양 시설 관리 등의 통합적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품격 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 ‘건강도시 울산’의 위상에 어울리는 광역치매센터의 선정을 통해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울산’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광역치매센터 수탁 의료기관은 치매환자 예방 및 치료, 치매관리 서비스 기획 및 자원조사, 전문인력 육성, 연구기능 강화 등 국가치매관리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최대 8억1000만원의 설치비와 연간 6억원의 운영비를 국가와 광역단체로부터 받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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