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태 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가 귀 기형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선천적으로 한쪽 귀가 접힌 수축귀를 갖고 있는 20대 직장여성 최씨는 귀 뒤로 머리를 시원하게 묶어본 적이 없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면 한번씩은 눈길이 머물게 되는 귀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고, 이로 인해 타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기능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수술은 생각지 않았지만 올가을 결혼식을 앞두고 있어 성형을 고려하고 있다.

귀는 눈이나 코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귀는 얼굴의 균형과 아름다운 인상을 만드는데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친다. 미학적으로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이상적인 귀는 가로 세로 비율이 4대7 정도지만 귀는 개인의 얼굴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기능적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경태 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와 함께 귀성형이 필요한 귀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소아 3천명 중 1명꼴로 선천성 귀 기형
소이증·무이증·돌출귀 등 유형 다양
청소년기 심리형성에 악영향은 물론
기능적인 측면서 생활에 지장 줄 수도
수축귀 등 조기 발견땐 교정치료 가능

◇청소년기 심리형성에 악영향 끼칠 수도

‘귀 기형’이라고 하면 조금 생소하다. 하지만 한국인의 경우 전체 1~2% 정도가 귀 기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선천성 귀 기형은 소아 30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삶의 질이 중요시해지며 매력적이고 건강한 외모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귀 기형을 치료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귀 모양에 따라 불리는 이름도 제각각 다르다.

박경태 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에 따르면 “귀가 작은 소이증, 귀가 없는 무이증, 귀가 바깥으로 튀어나온 돌출귀, 귀가 피부 안으로 들어간 묻힌귀, 귀가 접힌 수축귀, 귓볼이 두갈래로 분리된 귓볼 갈림증이 있다”고 했다. 또 귓구멍 앞쪽에 조롱박 모양의 혹이 있는 이주기형, 귓바퀴 앞쪽에 구멍이 있는 전이개누공도 귀 기형에 속한다. 귀가 없는 무이증의 경우 대단히 드물고 소이증이 전체 선천성 귀 기형중 절반을 차지 한다.

박 전문의는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기에는 귀 기형으로 인해 건강한 심리형성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 기능적인 측면에서 삶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많다. 매몰귀는 안경을 쓰기 어려워 학업에 지장을 주고, 전이개 누공(귓바퀴 앞쪽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의 경우 뚫린 구멍을 통해 피지 등 이물질이 쌓이다가 염증이 심해져서 크게 붓고 고름이 잡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축귀·돌출귀 비수술적 치료 가능

치료 방법은 귀 기형에 따라 다르다.

박 전문의는 “전이개 누공의 경우 염증이 반복됐다면 수술로 누공을 완전 절제하는 게 좋다. 간혹 염증을 심하게 앓아 누공의 근처 피부를 뚫고 고름이 터지는 경우가 있다. 염증이 심하다면 수술시 염증이 있었던 피부까지 함께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축귀, 돌출귀 등은 6개월 이내에 발견되면 비수술적인 치료로 교정이 가능하다.

박 전문의는 “생후 6개월 이내에는 연골이 유연하다. 거푸집을 4~6주간 지속적으로 대주면 수술하지 않고도 교정할 수 있다. 그러나 비수술적 방법으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교정이 안된다면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6세쯤이면 귓바퀴가 성인 귓바퀴 크기가 된다. 따라서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돌출귀 교정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박 전문의는 “돌출귀의 경우 귀 뒷면을 절개한 후 귀가 안쪽으로 젖혀지도록 귓바퀴 안쪽에 연골 일부를 절개하고 귀 연골의 굴곡을 적절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귓볼 갈림증은 일명 칼귀라고도 불리우는데 귓불에 삼각 모양의 피부를 절제해 귓불 모양을 교정하고, 진피지방피판으로 볼륨을 주는 방법으로 수술을 한다. 접힌 귀는 귀의 위쪽 뒷면을 절개한 후에 접힌 귀가 펴지도록 연골을 잘라 덧대주면 정상적인 귀의 모양이 된다.

소이증의 경우 선천성 난청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청력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박 전문의는 “소이증으로 내원하게 되면 외이도 및 중이의 이상을 이학적 검사로 확인하고 청력검사를 시행해 청력손실의 정도와 내이기능을 확인하고 어떤 방법으로 청력재활을 할지 결정하게 된다. 일측 소이증인 경우 반대측의 청력이 정상이면 언어발달에 문제가 없고 병변이 있는 쪽으로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아 권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측에도 난청이 있거나 양측 전도성 난청인 경우에는 생후 6개월 이내에 보청기를 사용해 언어재활을 시작해야 하고 측두골전산화단층촬영(CT) 등으로 내부구조를 확인한 뒤 적절한 수술방법 및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전문의는 “귀 기형은 더 이상 머리카락 아래로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이 아니다. 귀 기형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으니 나에게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 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지금이라도 전문의와 상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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