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피서철 뜨거운 여름이 온다

 

뜨거운 여름이 이어진다.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리고 마음의 휴식까지 얻을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물이 맑아 발 한번 담가보고 싶은 곳….
가고 오는 길에서 나무향기가 퍼져나는 곳….

송사리, 피라미 같은 물고기들까지 만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꽁꽁 숨겨 두었던 오지계곡을 찾아 반가운 사람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싶다.
올해는 경기침체에 따라 해외보다는 국내여행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붐비는 해수욕장보다는 깊은 산 계곡을 찾는 알뜰 피서 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남알프스 일원은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뿐만 아니라 맑은 계곡이 고혹적이다.
수정처럼 차고 맑은 물과 큼직하고 널찍한 바위들이 계곡 곳곳에 널려있다.
발길을 옮기는 곳마다 작열하는 햇볕을 가려주고 폭염을 식혀주는 천연산소 탱크다.
물소리, 새소리에 귀를 씻고 계곡물에 첨벙 몸을 던지고 놀다보면 세상 모든 잡념이 정리되는 것 같다.

 

작은 소(沼)에서 물놀이 삼매경에 빠진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만점이 된다.
가족과 함께 알뜰하고 재미있게 지내다보면 시원함을 넘어 오싹함을 느낄 수 있다.
영남알프스 산군의 수직절벽 위의 노송들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영남알프스 주변 계곡은 산군의 유명세에 걸맞은 오염 제로 피서지다.

가지산, 재약산, 간월산 등산로와 연결돼 욕심을 낸다면 계곡 끝에서 영봉을 오를 수 있다.
가마솥 같은 찜통더위를 피해 영남알프스 계곡으로 떠나보자.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는 계곡이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식혀줄 것이다.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울산 주변에서 가볼만한 계곡도 함께 소개한다.

 

 

알음알음 알려진 피서 명소…재미있는 유래는 덤
호박·파래·철구소 영남알프스 3대 소
영남 12경 작괘천도 물놀이 장소 각광
폭포와 소 잘 어우러진 대운산 계곡도

◇영남알프스 3대 소(沼) 철구소
영남알프스에는 큰 물웅덩이가 있다. 이른바 호박소, 파래소, 철구소 등 3대 소(沼)다. 파래소는 울주군 상북면 양등리 신불산자연휴양림 내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철구소는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호박소는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에 각각 소재한다. 이 소들은 그 밑이 서로 연결돼 있어 선녀들이 목욕하러 내려올 때면, 이무기가 그 밑을 통해서 자리를 피해줬다는 전설이 있다.

주암계곡과 가까운 철구소는 울산 근교에서 물 좋은 계곡으로 알음알음 알려진 피서 천국. 배내골을 관통하는 69번 지방도에서 주차한 후 3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구름다리만 건너면 평평한 바위들과 멋진 풍경이 넓게 펼쳐지면서 더 이상 걷기 싫을 정도다. 

호박소는 그 모양이 마치 절구(臼)의 호박 같다 해서 호박소 또는 구연(臼淵)이라고 부른다. 둘레가 30 m규모이다. 밀양8경 중 한곳인 호박소는 백운산(白雲山· 해발 885m) 자락에 위치해 있다. 얼음골케이블카 주차장에서 약 4㎞, 백연사(白淵寺)에서는 왼쪽으로 100m정도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백옥 같은 화강암이 억겁을 지나면서 씻겨 소를 이루고 화강암 위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주기에 안성맞춤이다.

백연사를 지나 호박소 계곡 다리를 건너면 야영장도 있다. 영남알프스 3대 소와 이어지는 계곡은 얼음골처럼 찬 기운을 머금고 있다. KTX울산역에서 철구소와 파래소를 오가는 328번 울산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작괘천 계곡
작괘천 계곡은 울산에서 여름 물놀이를 하기에 좋은 곳이다.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신불산 홍류폭포에서 발원해 북동쪽으로 흐르다 등억온천단지 부근에서 삼동천 지류인 작수천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영남 12경의 하나로 수백 명이 앉을 듯한 너른 바위마당을 부드럽게 스치듯이 흐르는 물과  이곳저곳 움푹하게 파인 형상들이 마치 술잔을 걸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는 재미있는 이름의 유래를 가졌다.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10대 선도 사업으로 신불산 자락에 작괘천별빛야영장이 조성돼 있다. 자수정동굴나라에서 자동차로 약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작천정의 역사도 음미할 수 있다. 고려 말 충신 정몽주가 이곳의 경치를 따라 수학하였고 일제 강점기에는 언양 3·1운동의 중심지로도 유명했다. 복합웰컴센터~율리공영차고지를 오가는 304번, 삼남신화를 순환하는 323번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경북 청도 삼계리 계곡은 배너미, 생금비리, 개살피 3개의 계곡으로 이뤄져 있다. 가지산에서 발원하는 계곡물은 산자락 곳곳에서 흘러드는 물과 합쳐지면서 얼음골처럼 찬 기운을 머금고 있다.

◇대운산 계곡
대운산 계곡은 울산 12경에 든다. 대운산(해발 742m)이 그리 높지 않은데도 계곡이 깊고, 수량이 많기 때문이다. 계곡 하류 쪽 구룡폭포는 우렁차지는 않지만 물 떨어지는 소리가 제법 우람하다. 폭포와 소가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어우러진다.

 

등산로를 따라가다 마음에 드는 계곡이 보이면 바로 내려가서 놀 수 있다. 물이 깊은 편이지만 어른과 아이들이 놀기에 좋다. 대운산은 밤바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전설을 지닌 애기소를 품고 있다. 애기소는 ‘작은 못’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운산 계곡 반대편에 있는 내원암 입구에는 오래된 팽나무가 위용을 자랑한다. 높이 35m, 둘레 2m로 수령 500년쯤으로 추정된다. 내원암 마당의 샘에서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숨을 고르며 더위를 물리칠 수도 있다. 대운산 계곡은 산 입구 주차장에서 폭포까지 약 2㎞구간에 편백나무 길도 있다.

◇청도 삼계리 계곡
경북 청도군과 울산 울주군을 잇는 운문령을 지나면 도로를 따라 삼계리계곡이 펼쳐진다. 배너미, 생금비리, 개살피라는 3개의 계곡으로 이뤄져 있어 붙여진 지명이다.

도로가에서 얼핏 보면 여느 계곡과 엇비슷해 평범해 보이지만 도로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면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계곡 좌우에 늘어선 갖가지 모양의 바위, 그 앞을 완전히 덮고 있는 울창한 숲, 해발 1240m의 가지산에서 발원하는 계곡물은 산자락 곳곳에서 흘러드는 물과 합쳐 급류와 폭포를 이루고 있다.

언양 시외버스터미널과 청도공용버스정류장을 오가는 시외버스가 운행되지만 배차간격은 길다.

◇양산 ‘무지개폭포’
경남 양산시 평산동에 위치한 무지개폭포는 계곡이 깊고 물이 깨끗하며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목이 어우러진 계곡이다. 무지개폭포는 인근 부산 기장군과 경계를 이루고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회야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무지개폭포라는 이름은 옛날 인근 주민들이 나무를 하고 휴식을 즐기고 있는데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마치 무지개와 같이 보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높이 20m정도의 2단 폭포로 중간에 작은 소를 만들고 다시 직각으로 떨어진다.

폭포 주변 계곡이 기암절벽이라 50m이상의 암벽이 우람한 자태로 관광객을 반겨준다. 울산에서 부산 방면 7번 국도를 경유해 양산 덕계 무지개폭포를 갈 수 있다. 장흥마을 입구에서 무지개폭포 매표소까지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글·사진=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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