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답을 찾자는 운영철학으로
6대 전반기 의회 큰 잡음없이 이끌어
의장경험 살려 울산발전에 더욱 매진

▲ 박영철 울산시의회 전반기 의장

바둑기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복기다. 승패를 떠나 자신이 두었던 수를 되짚어보면서 잘된 부분과 잘못된 부분을 돌아보는 것으로, 다음에 더 좋은 승부를 펼치는 밑거름이다. 의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평의원으로 돌아온 필자에게 지난 2년을 돌아보는 복기는 개인적인 기억을 더듬는 동시에 신임 의장단들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민의 기대와 달리 제6대 전반기 의회는 출발부터 의장단 구성에 따른 내홍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감히 산통의 과정에 비유할 순 없겠지만 나름 진통을 겪으면서 동료 의원간 화합과 소통의 계기가 더 필요했다. 다른 의견과 주장이 대립하더라도 함께 하다보면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예측이 모두 적중한 것은 아니었지만 2년간 큰 잡음이 없었고, 엇박자 내지 갈지자 행보를 하는 일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구대 암각화 현장방문과 울산대교 개통 직전 방문 등 소관 상임위원회를 떠나 의회 차원에서 전 의원이 합동으로 미리 현장을 찾아 문제점은 없는지,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논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6대 전반기 의회를 이끌어나가는 확고한 운영철학이었다. 상임위원회가 중심이 돼야 하고, 상임위원회간 중복·충돌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재하고 조정하려고 했다. 도로건설 현장, 교육현장, 재난피해 현장, 최일선 복지현장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을 찾아다녔고,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동료 의원들과 부단히 발품을 팔았다.

또 울산만 바라보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국내외 많은 곳을 두루두루 방문했다. 하나라도 더 보고, 좋은 것은 하나라도 더 울산에 접목시켜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현실이 된 것도 있지만 울산이 더불어 살기좋은 도시가 되기 위한 기반과 토대를 착실하게 닦아놓았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

6대 전반기 의회가 이루어낸 또하나의 성과는 주요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위해 전문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틀을 갖추었다. 원전특별위원회와 규제개혁특별위원회, 그리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설화는 이전까지는 없었던 울산광역시의회 역사의 한페이지에 기록될 새로운 실험이었다.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았던 실험이지만 원전특위는 고리 1호기 폐로를 이끌어내는데 일조했다고 자부하며 원전안전의 중요성과 함께 산업으로서 원전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본령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의회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것을 입증하는데 노력했다.

늘 뼈아픈 지적사항이었던 의원들의 도덕성과 청렴성도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울산시의회가 청렴도 1위를 달성함으로써 시민의 믿음에 보답했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를 위한 의원들의 자질과 전문성은 나날이 향상되고 있으며, 시민에게 친숙한 열린의회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입법활동은 수치와 실적으로만 계량화할 수 없다. 불필요한 조례를 양산하기 보다는 꼭 필요한 조례를 통해 시민의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대 시의회가 후반기에 돌입했다. 여전히 현안이 산적해 있다. 당장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에 따른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과 자본을 유치하고,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시민의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갈등과 대립이라는 내부의 적을 극복하는 중심에 우리 의회와 의원들이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 필자도 의장의 경험을 살려 울산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뛸 것이다.

박영철 울산시의회 전반기 의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