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에서 조업하던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에서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베트남 선원 2명이 살인과 특수폭행 혐의로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형사2부(유병두 부장검사)는 베트남 선원 B(32)씨와 V(32)씨를 살인과 특수폭행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고종사촌 사이인 이들 베트남 선원은 지난달 19일 오후 5시 30분∼6시 15분 광현호 갑판에서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 다른 선원들과 양주 5병을 나눠 마셨다.

V씨는 사소한 시비 끝에 선장을 때리다가 이를 말리는 동료 베트남 선원 4명을 폭행했고, B씨도 폭행에 가세했다. 

B씨와 V씨는 다른 베트남 선원들을 모아 놓고 산장 살인 범행에 가담할 것을 종용했고, V씨는 살인 범행 가담을 거부하는 베트남 선원 4명을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오후 6시 20분께 두 사람은 광현호 조타실에 들어가 V씨는 선장 목을 붙잡아 못 움직이게 하고 B씨는 식당에서 가져온 흉기로 선장을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어 기관장 침실로 가 흉기로 기관장도 무참히 살해했다. 

검찰은 V씨가 술을 마시고 선장과 말다툼을 하다가 선장 등을 폭행했고, 일이 커지자 강제 하선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어 이들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생존 선원들은 검찰 조사에서 선장·기관장으로부터 가벼운 욕설을 듣긴 했지만, 폭행이나 가혹 행위를 당한 사실은 없었고 식사나 수면 등에도 불편함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선원들은 또 선장이 강제 하선시킨다고 해도 회항 비용이나 조업 손실 때문에 조업 중에는 사실상 강제 하선이 불가능하고 어로작업 강도도 지나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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