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얼굴빛이 왜 이렇지요?”
엄마 사과가 아기 사과를
걱정스럽게 들여다보았습니다.

“편식이 심하군요”
“일광욕도 자주 시키세요”.

왕진 온 햇살이
금빛 주사기를 뽑아들고
아기 사과의 파아란 엉덩이에다
꼭 꼭 찔렀습니다.

▲ 박영식 시인

지금 사과농장에 가면 가지를 휘어잡고 주렁주렁 매달린 연둣빛 풋사과들이 한창 얼굴 화장을 하고 있네요. 작열하는 태양은 더없이 좋은 화장품이지요. 조금이라도 더 예뻐 보이려는 저 아가들, 색조 화장이 끝날 즈음이면 여기저기서 두둥실 달로 떠오르겠지요. 광주리 가득 단물이 철벅거리는 달을 따 담을 엄마들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모습, 참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우리의 아가들도 마찬가지이지요. 음식 섭취로 얻는 영양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으로 사랑이란 영양분이 있어야 제대로 커 나가겠지요. 그러다 너무 한쪽으로 고집을 부릴 땐 엄마만이 가지고 있는 금빛 주사기로 엉덩이에 찰싹찰싹 몇 대 놓아주세요. 앙앙 울음보는 터지겠지만, 나중에 다 엄마의 보살핌 덕으로 해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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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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