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임기 채운 뒤...광주시향으로 옮길듯

11월부터 지휘자 공석...당분간 객원 체제 운영

▲ 최근 김홍재 울산시립교향악단 지휘자가 울산문화예술회관 측에 이번 임기만 채우고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김홍재 지휘자의 연주 지휘모습.
2007년부터 9년 동안 울산시립교향악단을 이끌어 온 김홍재(61) 지휘자가 울산을 떠나기로 했다.

최근 김 지휘자는 이번 임기까지만 채우고 떠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임기는 10월31일까지다.

김 지휘자는 광주시립교향악단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지휘자 공석 상태였던 광주시립교향악단이 적극적으로 김 지휘자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구두로만 약속했을 뿐 광주시장 승인이 난 것은 아니다.

김 지휘자가 지난 6월 광주시향 창단 40주년 기념음악회 객원지휘를 했는데 이때 말이 오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지휘자는 “너무 오래 울산시향에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 지휘자가 너무 오래 끌고가는 것도 좋지 않다. 연주자들이 여러 지휘자를 거쳐야 발전도 이룰 수 있다”면서 “9년동안 정들었던 울산시향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지만, 울산시향의 발전을 위해서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수형 울산시향 단무장은 “공연을 할때에는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평소에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돋보이는 지휘자였다. 연주자에 대한 매너가 아주 좋고, 매우 겸손한 분이었다. 단원들의 사랑을 이렇게 많이 받으면서 떠나는 지휘자는 처음이다. 너무 급작스럽게 이뤄진 일이라 당황스럽다. 김 지휘자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차근차근 대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은 곧바로 후임 지휘자를 위촉하기 보다 울산시향 공연마다 객원지휘자를 초청해 공연하다 적임자를 위촉할 계획이다. 지난해 민인기 울산시립합창단 지휘자 위촉과 같은 방식이다.

앞으로 김홍재 지휘자가 이끄는 무대는 9월9일 ‘모차르트 스페셜’과 10월7일 ‘베토벤 스페셜’ 공연 등 두 공연만 남았다.

한편 김홍재 지휘자는 1954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났다. 조선민족학교를 졸업하고 도호대학 음대에서 지휘를 전공했다. 1978년 도쿄 시티필과의 특별 연주회로 데뷔한 뒤 1979년에는 평양에서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휘했다. 도쿄 시티 필(1981~1989), 나고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985~1989), 교토 교향악단(1987~1989)의 지휘자를 차례로 역임했다.

1989년에는 독일로 가 윤이상을 1년간 사사했다. 1990년 평양에서 개최된 범민족통일음악회에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윤이상의 ‘서주와 추상’ 을 공연해 호평을 받았다. 2005년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2007년 울산시향 상임지휘자로 취임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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