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30일 여성 몫 최고위원직을 둘러싼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다음 달 9일 전당대회를 치르는 새누리당에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선출직 최고위원 4명 가운데 1명이 반드시 여성이어야 한다.

투표 결과 순위권 안에 들지 못하더라도 여성 출마자가 1명이라면 자동으로 지도부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동안 여성 몫 최고위원은 1명을 추대하는 게 관례였으나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재선의 이은재(서울 강남병) 의원과 초선의 최연혜(비례대표) 의원이 맞붙게 됐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이 지난 18일 출마선언을 한데 이어 일주일 뒤인 24일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최 의원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내에서는 초선 비례대표가 지도부에 들어가는 것은 부적절하다거나 사전조율을 깬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최 의원은 “사전조율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긋고 “초선이 출마하면 안 된다는 논리야말로 기득권에 사로잡힌 구태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여성 몫 최고위원을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더민주는 오는 8·27 전당대회에서 권역별 최고위원 5명과 별개로 여성·청년·노인·노동·민생 각 부문에서 부문별 최고위원을 1명씩 5명을 선출하는데, 여성 몫의 당연직 최고위원은 이날 뽑히는 전국여성위원장이 겸직하도록 했다.

이에 전국여성위원장 자리를 놓고 각각 출사표를 던진 재선의 유은혜(경기 고양병) 의원과 원외 인사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두 후보는 당내 최대주주이자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의 친분을 앞다퉈 강조하면서 여성위원장 선출이 때아닌 ‘문심(文心)’ 잡기 경쟁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문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손혜원 의원과 최재성 전 의원이 각각 유 의원과 양 전 상무에 대한 공개 지지에 나서면서 신경전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문 전 대표 측은 “두 분 다 소중한 자산이어서 어느 편을 들기 어렵다”고 중립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여성 당원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여성위원장 선거가 특정 대권후보의 지지를 받기 위한 경쟁으로 흐르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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