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브리티시오픈 우승...장타력에 정신력까지 갖춰
여자대표팀 또 다른 장애물

▲ 쭈타누깐이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며 기뻐하는 모습. 연합뉴스

‘쭈타누깐을 넘어야 금메달이 보인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 골프 대표팀에 또 하나 버거운 장애물이 등장했다.

태국 국기를 달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에리야 쭈타누깐(20)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뒤 “이제 브라질로 가서 또 한번 큰 대회를 치른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뜻이다. 진작에 그는 리우 올림픽에서 조국에 금메달을 안기고 싶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쭈타누깐이 이번 대회에서 보인 경기력은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괴력의 장타력이 돋보인다.

아예 드라이버를 빼고 경기에 나서고도 쭈타누깐은 파4홀과 파5홀 평균 티샷 거리가 250야드에 이르렀다. 3라운드에서는 평균 269야드까지 나왔다.

3번 우드보다는 2번 아이언을 더 자주 잡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장타력이 아닐 수 없다. 웬만한 선수가 드라이버로 치는 거리와 맞먹는다.

정확도가 높은 3번 우드나 2번 아이언을 잡은 덕에 페어웨이 안착률은 78.6%나 됐다. 장타자의 숙명인 티샷 불안에서 해방됐다.

아이언샷 정확도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번 대회에서 쭈타누깐은 라운드당 평균 15차례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약점이던 그린 플레이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중장거리 버디 퍼트 뿐 아니라 압박감이 높은 3m 안팎의 파퍼트도 거의 놓치지 않았다.

장타력과 한층 정교해진 샷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확 달라진 정신력이다.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쭈타누깐은 장타력을 앞세워 우승 기회를 여러번 맞았지만 막판에 무너지곤 했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에서는 3개홀을 남기고 2타차 선두였지만 실수를 연발해 준우승마저 놓쳤다.

하지만 5월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첫 우승 물꼬를 트고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이루면서 ‘새가슴’은 강철 심장으로 바뀌었다.

긴장감이 일반 대회보다 훨씬 큰 메이저대회 최종 라운드 막판에 1타차로 쫓기면서도 17번홀(파3)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5m 버디를 잡아냈고 마지막 18번홀(파4)도 무난하게 파로 막아내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쭈타누깐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3위로 올라섰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브룩 헨더슨(캐나다)에 이어 세번째다. 이들 셋은 모두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다.

리디아 고와 헨더슨도 벅찬 마당에 또 한명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가 추가된 셈이다. 쭈타누깐은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컵을 들고 고국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일주일 동안 태국에서 ‘집밥’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 뒤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