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수영선수 마르디니, “난민 대표로 최선 다할 것”
콩고 유도선수 마비카, “새로운 삶 모든것 바꿀것”

▲ 난민대표로 올림픽의 꿈이룬 마르디니.

연합뉴스

“내전으로 인해 꿈을 잃어버린 많은 이들이 우리로 인해 꿈을 되찾고 그 꿈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난민팀 소속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18)의 소망이다. 마르디니는 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난민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난민팀이 구성됐다. 남수단 출신 육상 선수 5명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유도 선수 2명, 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 2명, 에티오피아 출신 육상 선수 1명 등 총 10명이다.

질문의 대부분은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사연을 지닌 마르디니에게 집중됐다. 시리아의 촉망받는 수영선수였던 마르디니는 지난해 8월 내전에 짓밟힌 고향 다마스쿠스를 떠나야 했다.

새 삶을 찾아 레바논과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향하던 도중 에게 해를 건널 때 배에 물이 차 소형보트가 가라앉을 뻔한 위기에 처했다. 마르디니는 바다에 뛰어들었고, 3시간 30분가량 소형보트를 몸으로 밀어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 도착했다.

이후 독일 베를린에 정착한 뒤 올림픽 출전 기회까지 얻게 된 마르디니는 “개회식 스타디움에 발을 디딘다면 나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난민이 생각날 것 같다”며 “우리가 대표하는 모든 사람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디니는 “우리는 서로 언어도 다르고 출신 국가도 다르지만, 오륜기 아래에서 하나로 뭉쳤다”며 “전 세계 난민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르디니는 “그동안 힘들 때가 많았지만, 우리에게서 희망을 보는 사람들을 실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동기 부여가 됐다”며 “또 우리를 통해 난민 사태와 같은 일이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역시 시리아에서 온 수영선수 라미 아니스(25)는 “미래에 대해 질문을 해달라. 어두운 과거에 대한 질문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세계 최고의 수영스타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꼭 사진을 찍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새 출발을 꿈꾸는 것은 콩고 출신의 욜란데 부카사 마비카(28)도 마찬가지다. 유도 여자 70㎏급에 출전하는 마비카는 머리 색깔을 금발로 염색했다. 그녀는 “새로운 삶을 부여받은 만큼 모든 것을 바꾸고 싶었다”며 ‘개회식 입장 순간에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제일 먼저 우리가 강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했다.

유도 남자 90㎏급에 나서는 콩고 출신 포폴레 미셍가(24)는 1996년 시작된 내전의 상처로 어머니를 잃고 형과도 이별했다. 그는 “지나간 슬픔은 잊고 리우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해서 메달을 따고 싶다”며 “이제 그 시간이 왔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에티오피아 출신 마라톤 선수 요나스 킨테(36)는 난민팀 최고령 선수다. 그는 “수많은 난민을 대표할 수 있게 돼 영광이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전 세계 난민들의 힘을 북돋워 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뛰고 또 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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