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여자부 48㎏급 銀...한국에 첫 메달 안겨

▲ 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경기장 2에서 열린 여자 유도 48kg급 결승전에 진출한 정보경이 아르헨티나 파울라 파레토에게 패한 뒤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정보경(25·안산시청)은 ‘금빛’에 대한 미련 때문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원희 코치와 정몽규 한국선수단 단장이 “잘했다”고 격려해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세계랭킹 8위 정보경은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리카 아레나2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48㎏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그는 결승전에서 파울라 파레토(아르헨티나)에게 안뒤축후리기로 절반패한 걸 더 아쉬워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정보경은 “무조건 금메달을 따려고 했는데…”라고 말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힘들게 눈물을 꾹 누른 그는 “최근 맞대결(2015년 세계선수권 유효패)에서도 패했는데 이번에도 결승전에서 내가 방심을 한 것 같다”며 “예선전에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간신히 결승에 올라왔다. 결승전에서 컨디션이 좋아서 금메달을 기대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정보경은 이날 초반 파레토와 옷깃잡기 다툼을 하다 실수로 파레토의 얼굴을 쳤다. 파레토의 입에서 피가 나왔고,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이때를 떠올린 정보경은 “결승전 초반에 잠시 경기가 멈춘 것도 내게는 유리했다. 그런데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고 거듭 곱씹었다.

이날 한국 여자 유도 대표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아 유도 첫 주자로 나서는 정보경을 응원했다.

정보경은 동료들에 고맙고 미안했다. 그는 “여자 유도 동료들이 정말 자기 일처럼 응원해줬다. 자신의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데도 오늘 늦게까지 남아서 나를 응원했다”며 “여자 유도 첫 주자로서 금메달로 시작하고 싶었는데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정보경은 리우로 출발하기 전 ‘금메달’을 떠올리며 머리를 금빛으로 염색했다. 그는 “그렇게 금메달을 원했는데…”라고 다시 울먹였다.

하지만 은메달도 값지다. 더구나 정보경은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정보경은 “이번 대회 한국 첫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은 정말 기분 좋다”고 했다. 그제야 정보경은 눈물을 거두고 웃었다.

정보경은 “그래도 경기가 끝나니 속이 후련하다. 동료들을 응원하면서 남은 올림픽을 즐기겠다”고 했다.시상식을 치르면서 정보경도 아쉬움을 털어냈다.

시상대에 오를 때는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정보경은 “(지난해 7월에 열린)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처음으로 1위를 했다. 그 이후 자신감을 가졌다”고 광주 대회를 전환점으로 꼽았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정보경의 메달 획득을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런 무관심도 정보경에게는 좋은 자극이 됐다.

정보경은 “아무래도 남자 유도가 더 주목받다 보니 나에 대한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경기가 끝난 뒤에 카메라가 나를 찍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훈련했다”고 떠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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