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업장과 의료전달체계 구축, 신속한 환자 이송으로 생존율 높여

▲ 울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신속한 초기대응과 저체온요법 등 치료법으로 지역 응급환자 생존율 향상시켰다. 사진은 최욱진 응급의학과 교수의 진료모습.

지난 4월 박태현(57)씨는 회사에서 점심식사 후 어지러움과 가슴 통증을 느꼈다. 의무실을 찾아 심전도 검사를 받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바로 사내 보건진료소 의사의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에 도착한 박씨는 전문 심장소생술을 통해 자발순환이 됐고, 응급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후 1주일간 저체온 요법을 받으면서 완전히 회복했고,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했다. 현재는 정기적으로 외래진료를 받으면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박씨처럼 울산대병원을 찾은 응급환자들의 생존율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 울산대병원 권역응급센터에서 시행하는 지역응급의료체계에 대해 알아본다.

혼수상태 환자 체온 32~34℃ 유지
저체온 요법 울·부·경 최초 도입
심정지환자 42.5% 뇌기능 회복

◇2011년 도입 저체온요법 효과 높아

울산대병원(병원장 조홍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신속한 초기대응과 저체온요법 등 치료법으로 지역 응급환자 생존율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대병원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SK울산 콤플렉스, (주)풍산 등 지역 사업장들과 의료전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대형 사업장들과 응급의료기관지정 병원 협약을 체결해 신속한 환자이송을 책임지고 있다.

또 저체온 요법도 크게 한몫 했다. 저체온요법은 심정지 후 의식이 혼수 상태인 환자를 32~34℃의 저체온 상태로 24~48시간 동안 둬 뇌손상을 막는 치료법이다. 울산대병원은 2011년 부·울·경 지역에서 최초로 이 치료법을 도입했고, 3년간 87명의 환자 중 37명의 환자가 장애없이 퇴원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병원 외 심정지 의무기록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이 발표에서 심정지 환자의 뇌 기능이 회복될 확률은 평균 0.9%라고 밝혔다. 그런데 울산대병원의 최근 3년간 기록을 살펴보면 42.5%의 성공률을 보여 응급환자 생존율이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최욱진 울산대병원 권역응급센터 교수는 “심정지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는 응급의학과, 심장내과, 신경과 등의 심뇌혈관질환 관련 과들이 유기적인 협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 저체온과 관련된 생리적인 변화와 부작용에 대해 인지한 상태에서 저체온 요법을 능숙하게 시행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중환자 치료기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체온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심정지 발생 시 목격자의 적극적인 기본 심폐소생술, 구급대원의 제세동, 신속한 환자이송, 병원의 집중치료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대병원은 8월부터 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권역응급의료센터 증축공사를 시작했다. 2017년에는 모든 중증응급환자 치료가 가능하고, 대형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응급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게 돼 보다 향상된 응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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