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세균으로 염증 발생
소아·노인 등 합병증 우려도
철저한 위생관리로 예방해야

▲ 이경덕 울산중앙병원 신경외과 전문의가 뇌수막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뇌척수액검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낮 최고 기온이 36℃를 넘어서는 외부 온도와는 달리 실내에서는 과도하게 냉방기를 사용해 냉방병이나 감기에 걸린 환자도 많은 계절이다. 이렇게 큰 온도차를 오가다보면 몸이 온도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가장 쉽게 얻게 되는 병이 감기다. 그런데 감기 증상과 비슷하면서도 두통과 고열을 동반한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나 세균이 혈액을 통해 뇌로 이동하면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2011년~2015년)간 바이러스 뇌수막염 건강보험, 의료급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년 중 7~9월에 뇌수막염 환자수가 가장 많다고 밝혀져 주의가 요구된다.

◇독감으로 오인하는 경우 많아

더운 여름철에 감기몸살 증상과 비슷한 두통과 고열이 지속된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뇌수막염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으로 시작되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영유아는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독감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경덕 울산중앙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우리의 뇌는 연질막, 거미막, 경질막으로 싸여 있다. 일반적으로 뇌수막염은 연질막과 거미막 사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라면서 “염증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나 세균, 결핵균 등이 침투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뇌수막염은 크게 바이러스성(급성 무균성 수막염)과 세균성으로 나뉜다. 전체 뇌수막염의 80%를 차지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콕사키바이러스’와 ‘에코바이러스’ 등 장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으로 성인에서 많이 나타난다. 간혹 홍역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성과 달리 어린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며 더 위험하다.

세균은 바이러스보다 세포나 조직을 파괴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균성 뇌수막염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뇌 손상으로 이어지고 자칫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다.

이경덕 전문의는 “뇌수막염에 걸리면 대개 38℃ 이상의 고열과 함께 두통이 발생한다. 또 뇌압상승으로 구토, 의식저하, 경련이 발생할 수 있으며 뇌막자극 증상으로 경부강직도 동반될 수 있다. 두통, 열, 오한 등과 같은 증상들이 일반 감기와 임상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경련, 경부강직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과 개인위생관리로 예방

면역력이 높은 성인이라면 대증적인 치료만으로도 쉽게 호전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소아나 노인에서는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초래하고 심한 경우 뇌염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치사율이 원인에 따라 10~15%나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뇌수막염이 의심돼 병원을 찾을 경우 뇌척수액검사로 뇌수막염을 진단하고 원인균주를 판단한다.

이 전문의는 “뇌수막염은 발병 원인에 맞게 치료를 시작한다. 제일 흔한 염증의 원인인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경우 열, 두통, 탈수증세 등에 대한 증상완화 요법으로 치료하고, 세균성인 경우 원인균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경우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뇌에 영구적으로 손상을 줘 뇌전증, 학습장애, 행동장애, 신체의 마비, 발달지연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세균성 뇌수막염의 경우 백신을 접종해 미리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없어 개인 위생 관리를 통해 예방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외출 후 손을 씻고, 양치질을 철저하게 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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