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기획·아이디어 돋보이지만
주민 호응도 살펴 한발 더 다가서야
지역공연·동창회 연계, 시너지 기대

▲ 김종국 서울도시철도공사 전략마케팅처장

우리 고장의 자랑 가지·신불·간월산은 천황·영축·고헌·운문산 등과 함께 경남북에 걸쳐 7개 산군을 이루고 있다. 해마다 전국에서 수백 만 명이 몰려 산행과 클라이밍 등을 즐긴다. 영남권 최고의 산악관광자원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영남알프스’라는 이름도 이젠 전혀 어색하지 않은 우리의 ‘자랑거리’다.

이 영남알프스에서 산악스포츠와 산악문화, 모험, 탐험, 자연과 환경에 관한 영화를 소개하는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오는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 개최된다는 소식이다. 이를 위한 논의는 이미 2013년부터 진행되어 산악영화제의 양대 산맥인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와 캐나다 ‘밴프영화제’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신불산 간월재 억새평원에서의 ‘울주오디세이’라는 이벤트와 더불어 지난해에는 본 영화제에 앞서 성공 여부를 가늠해보는 ‘프레 영화제’를 열어 1만7000명이나 참석하는 호응을 얻었다. 관계자들의 치밀한 기획과 다양한 아이디어 발굴 노력은 칭찬 받을만하다.

아울러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유명 산악인을 초청하고 하루 다섯 차례 최신 영화를 상영하는 한편 복합웰컴센터에서 캠핑과 힐링산악트레킹, 히말라야 베이스캠프 체험, 익스트림스포츠 시범공연, 산악 전시, 어린이 미술대회, 음악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 하니 더욱 기대가 크다.

하지만 고향 친구들의 조언을 들어보니, 아직도 취약한 행사장 접근 도로망의 개선, 숙박시설과 주변 관광지 연계 대책,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공조적 역할, 그리고 지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동참 방안 등, 지역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영화제추진위원회가 잘 챙기고 있겠지만 지역 주민들의 행사에 대한 호응도를 미리 살펴 세부적인 사항을 널리 알리고 한 발 더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편으로 비전문가들의 유치한 발상이긴 하나 지역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동참’하는 방안으로 초중등학교 중심의 산노래 합창대회, 영남알프스에 얽힌 전설 알리기, 지역특산물 장터, 길놀이와 풍물공연, 행사기간 중 지역 동창회 모임 등을 연계하는 방안은 어떨까. ‘지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한 문호의 개방’에 대해 생각하다가 해석 나름이지만 문득 ‘거버넌스’라는 단어가 뇌리에 떠올랐다. 어떤 행사에 있어 공적인 행위주체와 민간 행위자들 간의 협력, 민간의 협조적인 자기조절 기능이 발휘된다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우리 초등동창회는 매년 가을에 신불산 산행을 빠짐없이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굳이 단풍철을 기다리지 말고 세계 3대 산악영화제를 지향하는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리는 9월 말에 영남알프스에서 만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굳이 단체가 아니면 어떠랴. 이제는 우리가 SNS를 통해 고향에서 열리는 산악영화제 행사정보도 주고받고 외지의 친구들을 부르는 것도 어렵지 않다. 행사 주최 측이 부를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삼삼오오 함께 달려가는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음은 벌써 내 고향 영남알프스에 달려가 있다. 거듭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와 세계 3대 산악영화제로의 발돋움을 기원해 본다.

김종국 서울도시철도공사 전략마케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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