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M&A에 3조원 투입 ‘비조선부문 강화’ 결과

올 상반기 매출 5조1177억원

조선 계열사 부진속 돋보여

현대중공업그룹이 최근 6년간 M&A를 통해 비조선부문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부문 인수 회사들은 모기업 연결실적에 톡톡히 기여하는 알짜회사로 자리매김했다.

2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현대중공업그룹이 M&A를 통해 인수한 곳은 총 5곳이었고 인수금액은 3조872억원이었다.

인수 회사 중 가장 큰 금액을 투자한 곳은 현대오일뱅크로 인수 당시 총 2조893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5건의 인수금액의 93.7%에 해당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 인수됐는데 당시 현대중공업은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와 2년여간의 법정다툼 끝에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오일뱅크는 옛 현대그룹 계열사로 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으로 매각됐었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종합 중공업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정유부문 M&A라고 밝혔지만 현대가(家) 복원의 의미도 담긴 M&A라는 해석도 나왔었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올 2분기까지 1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알짜회사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조선업황 부진으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조선부문 계열사들이 부진을 겪고 있어 그룹 내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올 상반기 매출은 5조1177억원으로 계열 자회사 중 매출규모가 가장 컸다. 조선부문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2조1592억원)과 현대미포조선(1조7954억원)의 매출을 더한 것보다 많았다.

한편 현대오일뱅크 외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한 곳은 골프장 사업체인 신고려관광(280억원)과 현대쉘베이스오일(120억원), 외항화물운송업체인 하이골드8호(396억원) 등이었다. 오일뱅크에 앞서 인수했던 범현대가 기업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3월 계열분리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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