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대비 물량 턱없이 부족, 혁신도시 전세가격 10~15%↑

6월 전세가율 70.6%로 올라...하반기엔 전세품귀 심화 전망

하락세인 주택매매와 대조적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울산지역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은 여전히 강세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면서 전세 물량은 나오는 즉시 소진되는 등 품귀 현상을 빚고 있고 전세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부 김모(여·48·북구 명촌동)씨는 요즘 전세 재계약 문제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0월에 재계약을 앞두고 얼마전 집주인이 “보증금을 4000만원 올려달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2년전 전용 84㎡ 아파트를 보증금 1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을 하고 살고 있던 이씨는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가 준공되기 전까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재계약해서 살 계획이나 예상치 못한 높은 보증금 문제로 고민에 휩싸였다.

김씨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는 전세물량이 없을 뿐더러 있더라도 비슷한 평형대는 가격대가 2억2000만원 전후에 형성돼 있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다른 지역을 알아보고 있는데 마땅한 물건 찾기가 쉽지 않다. 정 안되면 월세로 전환해서라도 재계약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뿐 아니라 가을에 결혼을 하는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지역에 전세수요는 많은 반면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간혹 나오는 물량은 나오는 즉시 소진되고 있고 일부 지역은 아예 전세물량을 월세나 전·월세로 돌리고 있다.

중구 혁신도시내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혁신도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세물량이 있는 편이나 나오기 무섭게 금방 소진된다. 최소 이틀에서 늦어도 열흘안에는 소진된다고 보면 된다”며 “공공기관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전세가격도 떨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일대는 전용 84㎡ 기준 3억원~3억40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억8000만원~3억원)에 비해 10~15%가량 오른 것으로 전세가격이 3억원을 훌쩍 넘긴 셈이다.

이 같은 울산의 전세 품귀현상은 무엇보다 올 들어 지역에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든 데 기인하고 있다. 올해 지역의 전체 입주물량은 3049가구로 지난해(9248가구)와 비교해 67%가량 급감한 상태다. 이 또한 대부분 상반기(2585가구)에 집중돼 있고 하반기에는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울산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연말 69.6%에서 올해 6월말 70.6%까지 올랐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당분간 전세시장에서 물량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전세가격도 강세가 예상된다”면서 “다만 동·북구 등 지역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전세대란’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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