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청와대 호화만찬

▲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의 지난 11일 청와대 오찬 메뉴를 두고 뒷말이 있었다고 한다.

그날 오찬에서 전기료 6000원 깎아주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는데 술이 곁들여지는 만찬도 아니고 오찬 메뉴로는 좀 과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청년실업 등으로 서민들은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데 살인적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이 고통받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초호화 메뉴였기에 말이 많은 모양이다.

멸종위기의 상어 관련 요리
잔인한 어업행태 때문에
국제사회서 금기시 하고 있어
비난의 칼끝, 요리사 향할까 걱정

당시 오찬 메뉴는 송로버섯, 샥스핀 찜, 바다가재, 캐비아 샐러드, 한우갈비, 능성어 등 고급 재료들이 나왔다. 특히 송로버섯과 프와그라(거위 간 요리), 캐비아(철갑상어 알)는 세계 3대진미로 손꼽히는 음식이다.

문제는 캐비아나 샥스핀이 고래고기나 개고기처럼 국제사회가 금기시하는 식재료이면서 비싸기 때문에 서민들은 감히 엄두도 못내는 식재료이기 때문일 것이다.

상어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지느러미만 채취하고 몸통을 버려 상어를 극도로 고통스럽게 하는 잔인한 어업 행태 때문에 샥스핀은 퇴출되고 있는 식재료이다. 특히 국가수반들은 국제적 비난 대상에 오르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국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임금들은 가뭄, 혹서 등으로 백성이 고생할 땐 ‘감선령’을 내려 임금 밥상에 올리는 반찬 가짓수를 줄였다. 고통을 분담하는 시늉이라도 해서 백성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먹는 음식에서조차 백성들과 고통을 분담하려 했던 조상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았으면 한다.

나도 요리를 하면서 VIP 행사를 많이 진행하고 치르는 사람이다. 행여 이 메뉴를 구성한 요리사가 본의아니게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요리사들은 행사에 따라 메뉴를 특별하게 짜서 식사하는 손님들에게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간다는 말 한마디 듣는 것으로 하루의 피로가 모두 씻겨 나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요리사들이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서 요리했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의 지탄을 받아야 하는지 안타깝다. 아직도 요리를 하고 있는 나도 언제든 그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렵기도 하다. 요즘 매스컴이든 SNS가 너무 발달해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내 목을 조여 올지 모르는 일이기에 두려움에 한발 한발 조심해서 발끝걸음을 딛는 기분이다.

철갑상어의 알을 특정하여 캐비아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캐비아는 가공하거나 염장처리를 한 생선류의 알을 모두 통칭하는 말이다.

TV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지드레곤의 냉장고에서 나오면서 더 유명해진 캐비아의 종류를 보면 가장 최상급 캐비아는 다이아몬드를 뜻하는 ‘알마스’이다. 1000분의 1의 확률로 잡히는 알마스상어로 60~80년 이상 성숙한 개체에서 얻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캐비아이다. 1.8㎏에 30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팔린다.

등급별로 캐비아를 담는 병뚜껑의 색깔로 가치를 나누는데, 최상급인 파란색 병뚜껑이 ‘벨루가’ 캐비아이다. 흰철갑상어라고 불리는 벨루가는 15년 이상 성장한 개체에서 얻을 수 있으며 알이 가장 크고 비싼 캐비아로, 1㎏에 1270만원에 팔리고 있다. 그 다음이 노란색 병뚜껑인 ‘오세트라’ 캐비아로 가장 널리 알려지고 가장 많이 유통되는 캐비아이다. 10년 이상 자란 개체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다. 마지막이 붉은색 병뚜껑의 ‘세부루가’ 캐비아로 철갑상어 알 중에 가장 작고 7년 자란 개체에서 얻을 수 있는 캐비아이다.

아무튼 음식을 먹는 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 가면서 먹어야 후환이 없고 그 음식을 해주는 사람들도 기분이 좋을 것이다.

 

●오늘의 별미 메뉴-소고기 깻잎말이와 중국식 매운 소스

◇재료: 슬라이스한 소고기 5장, 깻잎 장아찌 5장, 새송이 1개, 당근 4분의 1개, 쪽파 4줄기, 찹쌀가루 50g(전분), 부추 50g, 두반장 소스 50ml, 양파 50g

◇만드는 법 :

● 소고기는 칼등이나 포일로 두들겨 얇게 편다음 소금, 후추간을 해둔다.

● 깻잎 장아찌는 손으로 꾹 눌러 수분을 제거한 다음 채썬다.

● 당근, 양파, 쪽파, 새송이는 채썰어 볶아둔다.

● 고기를 얇게 펴고 볶아 놓은 야채와 깻잎을 넣고 등글게 말고 찹쌀가루를 골고루 묻힌다.

● 두반장소스를 만들어(두반장 45g, 식초 90㎖, 소금, 설탕 90g, 레몬주스 10㎖, 고추기름 30㎖, 마늘 20g, 생강 10g) 끓인다.(시중 판매 두반장소스, XO소스 사용)

●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말아 둔 고기를 약한 불에 골고루 돌려 가며 갈색이 나게 굽는다.

● 다른 코팅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 마늘, 부추를 넣고 볶다가 소금, 후추로 양념한다.

● 접시에 볶아둔 부추를 깔고 그위에 고기를 얹고 소스를 뿌려준다.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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