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태화강대공원 원래 실개천 살려야

▲ 2008~2009년 사이 홍수예방과 물놀이장을 위한 생태하천 조성을 이유로 개천을 만들며 태아성체의 몸을 훼손시켰다. 사망 직전의 기운이 된 후 울산 경제는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 연재물은 필자가 연구한 풍수지리에 대한 식견을 바탕으로 대중적인 관심부분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반도에 위치한 울산 명당을 시작으로 누구든 땅과 물 그리고 바람의 상생관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일상생활에서 좋은 기운의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호랑이형상의 한반도 자궁에 해당하는 울산은 대한민국의 종가
태아 지형 태화강대공원, 최근 女대통령 방문도 우연이 아닌듯
인공개천의 평지 복구 등 자연 그대로 생태환경 복원 이뤄져야

울산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다. 필자는 고향이 대구지만 1988년 1월부터 울산과 인연을 맺었다. 학성동에서 전하동, 방어동, 신정동을 거쳐 현재는 우정동에 살고 있다. 누가 고향을 물으면 울산이라고 말한다. 필자가 즐겨 그리는 대빗자루 그림이 태화강 십리대밭에서 태어났고, 풍수지리 핵심인 바람과 물과 땅의 이치를 깨닫게 해준 산실이 울기등대 대왕암이기 때문이다.

울산은 영남알프스 산군과 태화강, 회야강 그리고 동해바다가 잘 어우러진 도시다. 특히 울산 도심을 통과하는 태화강과 십리대밭의 풍광. 그 주변 야경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 자랑할 만하다. 게다가 정자·주전·방어진 해안선의 절경은 제2의 해금강이라 할 정도로 바위섬들과 조화가 빼어나다.

▲ 우리 선조들은 한반도 지형을 대륙으로 출진하는 호랑이 형상으로 보았다. 백두산 천지는 입속, 평양은 심장, 서울은 위장부, 울산은 자궁부위로 보인다.

도시가 발전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조건이 충족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살기에 좋은 터는 지리적 조건과 생리(生理)적 조건, 인심 등이 좋아야 하며, 산수의 경치가 아름다워야 한다고 조선 후기의 실학자 청담(淸潭) 이중환(李重煥, 1690~1756)은 <택리지>(擇里志)에서 밝히고 있다. 울산은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명당 기운의 네 가지 조건을 골고루 갖춘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임은 틀림없다.

울산을 이야기할 때 십리대밭과 태화강을 가장 큰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1930년대부터 조성된 십리대밭은 1990년대까지 태화루(太和樓)에서 삼호교(三湖橋)까지 4~5㎞(10리)에 걸쳐 태화강 좌우로 관리되었다. 대나무의 속성은 속이 비었고, 그 속에 공기가 들어있다. 바깥공기가 차가우면 속은 따뜻하고, 밖이 더우면 속은 시원하다. 십리대밭은 서북쪽에서 불어오는 한랭 건조한 기운을 따뜻하게 하고, 여름의 고온다습한 기운을 서늘하게 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도심의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시키는 데 있어 허파와 같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한반도 형상은 선조들이 남긴 지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대륙으로 힘차게 전진하는 호랑이를 빼닮아 있다. 울산은 호랑이 신체구조의 자궁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삼산(三山)의 뻘층 지반구조는 생식기관의 부드러움과 닮았다. 여천천(呂川川)은 입구(口)자 두 개가 연결된 형상으로 생식기관의 내외부를 의미하며, 월평은월봉 함월산(含月山)의 ‘월’(月)은 여성성을 상징한다. 무룡산(舞龍山)은 여성의 짝인 용(龍)으로 표현되는 임금 또는 남성의 기질을 나타내는 가장 활동적인 산으로 그 자락에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남성들의 공간으로 자리 했다. 자연은 그 성정(性情)에 따라 스스로 사람을 받아들이는 기능이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여성성을 상징하는 예로 동천(東川)을 내황강(內隍江), 회야강(回夜江)을 외황강(外隍江)이라 부르는데 황(隍)자는 여성의 외부를 둘러싸는 언덕, 구릉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 태화강대공원 실개천 끝부분의 자연 샘 자리. 태화강 수면보다 높지만 항상 맑은 물이 솟아오른다.

어머니의 자상한 공간으로 생식기관은 낳고 생산하고 기르는 곳이다. 울산은 여성적 산모의 기능을 지닌 공간이자 시작과 중심을 의미하는 대한민국의 종가(宗家)에 해당된다. 그래서인지 울산은 산업, 문명, 정치, 인물 등의 모든 것을 낳아 생산하고 기르는 능력을 가진 부자도시로 성장해 왔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태화들의 기운이었다. 지금은 태화강대공원으로 조성된 지형의 기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삼산 뻘층은 자궁 구조의 외부 기능, 태화강대공원은 내부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이다.

재미 역사학자인 김성규 코리안신대륙발견모임 회장은 태화강의 이름 유래와 관련해 “귀신고래가 태화강에 돌아와서 새끼를 낳았다 하여, 먼 옛날 태아강으로 불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럴법한 것이 태화강대공원 지형을 보면 산모의 배 속에서 자라는 태아를 닮아있고 영양을 공급받는 탯줄과 배설물을 배설하는 항문기능, 양수에 해당하는 태화강이 연결되어 현재 눈앞에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에코폴리스 울산선언’을 시작으로 생태도시 조성 사업이 태화강을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그해 12월부터 대나무의 개체수 감벌이 시작되었고, 그 다음해부터 전국체육대회 수영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오염된 태화강 바닥을 준설하였다. 2008~2009년 사이에 울산발전연구원(울발연)에서 태화강 홍수 예방과 물놀이장 개장 그리고 생태 실개천 준설을 제안하면서 태화강대공원을 가로지르는 수로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울발연에서 내놓은 제안이 실행된 결과는 당초 예상과 다르게 물이끼와 풀들이 무성한 개천으로 변했다.

필자는 2005년 풍수지리와 관련한 석사논문을 통해 태화들을 울산과 한국의 번영을 위해 잘 개발시켜 보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2005년 경상일보에 연재했던 ‘쉽게 보는 풍수이야기’에서 “울산이 왕성한 기운을 다시 찾고 경제적 풍요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태화강의 더 많은 면적에 대숲을 조성”할 것과 “인공이 가미되지 않는 생태환경 복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풍수 지리적 숙제”라고 지적했다. 또 2014년에는 울산광역시 환경국장께 태화강 공원 본래에 있었던 생태실개천 원상복구를 건의 하였으나 ‘불가하다’ 는 통보를 받은 적도 있다.

태화들의 초기 개발계획은 주거지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시민 한 평 사들이기 운동이 펼쳐지면서 공원으로 지정됐다. 땅은 그 형상과 성정에 어울리게 개발되고 관리될 때 가장 경제적인 효용가치가 있게 되고 번영하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28일 여름휴가차 태아 지형의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을 방문하게 된 것도 여성 대통령으로서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그 후 일주일도 안 돼 울산시에서 ‘태화강 문화관광콘텐츠 개발 계획’ 발표가 나왔다.

경상일보 보도에 의하면 태화강 문화관광콘텐츠 개발 계획은 2014년 출범한 민선6기 공약인 4대 관광권역 세계화추진 사업의 일환이다. ‘생태 친환경 가치 보전’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모색’ ‘신(新) 태화강 르네상스 용역 진행’ 차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생태 친환경이 들어가는 것은 고무적이다. 태화들이 생태 친환경이 되려면 현재의 인공 개천을 메워 평지로 원상 복구시키고, 강변도로 가까이 있던 과거의 실개천을 살려내야 한다. 그것이 본래의 ‘생태 친환경 가치’를 보전하고 그 혜택을 누리는 일이다. 어쩌면 이번 발표는 ‘태아지형이 스스로 살아나기 위한 땅의 몸부림’으로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강상구 대왕풍수지리연구소 소장

울산은 여성의 모태 기능을 가진 공간이다. 태아지형 기운은 태아·유아·어린이·청소년 또는 힘이 약한 노인들의 기운과 통한다. 특히 여성에게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 현재의 인공개천을 평지로 복구하면 땅이 크게 넓어진다. 여기에 생태, 말 그대로 인공물을 세우지 않고 자연적 공간을 최대한 조성·활용함으로써 유아들이 자유롭게 놀고 꿈을 키우도록 초원을 만든다면 좋을 듯하다. 세계의 청소년들이 모여 교류할 수 있는 음악대회, 춤대회나 세계 여성과 관련된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유치하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반구대암각화에서 울기등대 대왕암을 지나 정자까지 태화강 관광문화벨트를 만들어 세계의 관광객을 유치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울산의 태아지형 정기를 받고 태어난 울산의 인물은 국가적·세계적인 인물이 된다. 그 인물이 완성되어 가고 있는 시기에 태아지형이 훼손되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생태하천이라는 미명 아래 진짜 생태를 훼손하는 어리석음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되겠다. 울산이 성장하려면 성장할 수 있는 자연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인물은 사람을 비롯해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 해당된다. ‘태화강 문화관광콘텐츠 개발’ 사업이 성공한다면 세계만방에서 롤 모델이 되고 칭송받는 울산이 될 것이다.

강상구 대왕풍수지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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