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프로농구 정규시즌에서 기대에 못미쳤던 송영진(창원 LG)이 플레이오프전에서 대학 시절의 스타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송영진은 26일 대구 동양과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팀내 3번째로 많은 17점을 넣었고 상대 포워드 전희철을 13점으로 잘 봉쇄해 첫승의견인차가 됐다.

 특히 정규시즌 전희철이 출전한 동양과의 경기에서 단 1차례만 이기는데 그친LG의 김태환 감독은 전희철과 김병철을 막아야 이길 수 있다는 작전을 세웠기에 송영진의 존재가 더욱 빛났다.

 지난 19일 인천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송영진은 경기 막판 천금같은 3점슛 2개로 역전승을 이끌어낸 바 있어 플레이오프 들어 정규시즌의 부진을 한꺼번에 만회해내고 있는 셈이다.

 플레이오프에 오른 팀들 중 전력상 약체로 평가받았던 LG였지만 이처럼 「송영진」이라는 새 변수가 등장함으로써 4강전 판도가 더욱 혼미해져가고 있는 것.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송영진은 당연히 신인왕 후보 「0순위」로였으나 정규시즌 경기당 평균 8.9점, 리바운드 2.5개에 그쳐 실망을 줬다.

 대학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김주성(원주 삼보)과 함께 중앙대의 전성기를 이끌었었지만 어정쩡한 신장과 체중, 서투른 풋워크와 딱딱한 몸놀림, 느리고 불필요한 슛동작 등은 프로무대에서 주전 자리를 유지하기에도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들어 송영진은 경기를 치러갈수록 장신을 이용한 슈팅과 수비가 살아나 이제는 LG 전력의 핵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특히 동양과의 첫 경기는 송영진에게 중요했다.

 자신보다 뒤처져 동양에 지명됐지만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를 한꺼번에 차지한 김승현을 의식할 수 밖에 없었고, 당연히 「정규시즌은 그의 무대였지만 이번에는 내 차례」라는 다짐이 따랐다.

 송영진의 수비에 막힌 전희철은 페인트존에서 밀려나 외곽으로 돌았고 결국 3점슛을 난사하다 팀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

 전희철이 2점슛을 5개 밖에 시도하지 못했고 리바운드는 아예 없었으며, 승부처에서 무려 7개의 3점슛을 날려 이중 1개만을 넣는 데 그쳤던 것은 오로지 송영진의 수비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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