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체인·KAMD도 능력 제한돼…사드·SM-3·핵잠수함 대안 거론

▲ 북한 조선중앙TV는 25일 낮 12시30분 전날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연합뉴스.

핵탄두 탑재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북한 미사일을 제압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군 당국이 고심하고 있다.

군은 2020년대 초반까지 구축할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북한 잠수함과 미사일에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진화하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이들 무기체계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난 24일 발사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지상이나 해상에 떨어지기 직전인 고도 50㎞ 상공에서 속도가 음속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로도 쉽게 요격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군은 사드가 마하 8(음속의 8배)의 속도로 고도 40~150㎞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에 대해선 마하 14까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요격률 100%’라고 자랑하는 사드는 그동안 진행한 13차례 시험 모두 단거리인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700㎞)과 준중거리인 노동 미사일(사거리 1천300㎞) 요격에 집중했을 뿐 무수단(사거리 3천~4천㎞) 등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은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커드는 최고 고도가 100~200㎞이고, 최고 낙하 속도도 마하 4~5에 이르기 때문에 사드로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수단 미사일은 최고 고도 700㎞로 최고 속도는 마하 14로 추정된다. 대기권에 진입할 때는 대기 마찰로 마하 7~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무수단 미사일과 SLBM의 낙하 속도는 모두 사드의 요격범위에는 들어가지만, 아직 이들 종류의 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요격률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킬 체인과 KAMD 능력을 보완하려면 사드가 배치되고, SM-3 대공미사일도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AMD는 고도 40㎞에 이르는 하층 방어체계이기 때문에 만약 이 고도에서 핵탄두 탑재 미사일 요격에 실패할 경우 지상의 인명과 시설에 막대한 피해가 난다.

따라서 사거리 500㎞에 이르는 SM-3를 이지스 구축함에 배치해 고고도에서 1차 요격을 하고, 이에 실패할 경우 KAMD로 2차 방어하는 중충 방어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해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북한이 3천t급 규모의 잠수함을 건조하고 핵개발 기술을 활용해 핵추진 잠수함 엔진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미국의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주최 전화 간담회에서 “북한이 기존 잠수함보다 더 큰 새 잠수함을 만들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 그런 잠수함을 설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도 “잠수함과 핵무기를 동시에 보유한 국가라면 그 최종목표는 당연히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는 것”이라며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이기에 핵추진 엔진의 개발은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은 이미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하였거나 개발 과정에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장보고-Ⅲ(3천t급) Batch-1’(1~3번함) 건조에 이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장보고-Ⅲ Batch-2’(4~6번함)을 건조할 계획이다. 아직 7번함의 건조 계획은 수립되지 않았지만, 7번함을 핵추진 잠수함으로 건조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잠수함에 대해 3단계의 대응 전략을 수립해 발전시키고 있지만, ‘수중 킬체인’ 능력을 더욱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단계 전략은 핵탄두가 장착된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의 기지 정박, 출항, SLBM 발사의 세 단계로 나눠 이를 정밀 탐지·추적, 격침한다는 것이다.

북한 잠수함이 기지에 정박 중인 단계에서는 한반도 전역을 24시간 감시하는 미국 조기경보위성(DSP) 6대를 포함한 한미 군의 ISR(정보·감시·정찰) 자산이 동원된다. 우리 군이 2020년대 초반 군 정찰위성을 도입하면 감시 능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북한이 잠수함에 SLBM을 탑재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킬체인 전력으로 타격한다는 계획도 수립되어 있다. 사거리 500㎞의 장거리 공대지유도미사일 ‘타우러스’ 등이 동원된다.

그리고 SLBM을 장착한 북한 잠수함이 기지에서 출동해 물속으로 들어가면 한미 양국 군의 대잠수함 작전체계가 가동돼 탐지·추적·격파에 나선다.

대잠작전은 수중과 해상, 공중에서 입체적으로 이뤄진다. 수중에서는 해군의 214급 잠수함이 북한 잠수함을 근접 추적하고 SLBM 발사 정황을 포착하는 즉시 이를 격침한다.

해상에서는 이지스 구축함을 비롯한 수상함들이 소나(음파탐지기)로 북한 잠수함을 추적하며 공중에서는 ‘잠수함 킬러’로 통하는 P-3 해상초계기와 링스헬기가 북한 잠수함을 감시한다.

북한 잠수함이 SLBM을 발사한 상황에서는 한미 양국 군의 레이더망으로 이를 포착하고 요격에 나선다.

최대 탐지거리가 750㎞로, 탄도미사일을 발사 단계부터 탐지·추적하는 그린파인 레이더가 주로 탐지 역할을 맡는다. 우리 군은 중부 지역 2곳에서 그린파인 레이더를 운용 중이며 북한 SLBM 위협에 대응하고자 고성능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를 추가 도입해 남부 지역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지스 구축함의 ‘SPY-1D’ 레이더도 SLBM을 탐지·추적한다. SPY-1D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1천㎞에 달한다.

한미 양국 군의 레이더망과 연동되는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는 북한 잠수함이 쏜 SLBM을 비행 단계에서 파괴한다. 사드 외에도 패트리엇(PAC-2, PAC-3) 요격미사일, 장거리·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M-SAM) 등 KAMD의 핵심 무기체계가 동원된다.

그러나 SLBM을 발사 전 단계에서 파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잠수함은 기지를 빠져나와 잠항하고 나면 이를 찾아내기가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같고, 잠수함을 발견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고, 언제 어디서 미사일을 발사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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