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 영화 ‘밀정’서 친일과 항일 사이 고뇌 표현

▲ 배우 송강호가 지난 25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밀정’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은 누가 밀정인지 가려내는 서스펜스를 추구하기보다는 일정 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과 친일을 오가며 살 수밖에 없었던 한 개인의 인간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가 이런 방향성을 굳힐 수 있었던 데는 송강호라는 배우의 공이 크다. 그가 한때 상해 임시정부를 위해 일했던 조선인으로 일본 경찰이 된 이정출 역을 맡아 그 내적 갈등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기에 누구라도 밀정이 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아픔이 잘 드러난다.

다음은 송강호와 일문일답.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이야기의 콘셉트랄까. 회색빛의 시선, 암울한 시대를 회화적 느낌의 인물 구성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김지운 감독과 호흡은.

“20년 전부터 같이 작업했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는다. 배우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꼭 필요한 이야기는 감독과 나눠야겠지만, 결정적인 것은 배우 자신의 감성에서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 궁합이 잘 맞는다.”

-극 중 인물에 연민이 가지 않나.

“연민도 있지만 영화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시대의 아픔을 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정출이 연계순의 시신을 보는 장면이 있다. 영화는 시신 의 전체를 보여주지 않고 그의 작은 손만을 보여준다. 그 장면을 찍기 전에 감독이 가장 슬픈 장면이 될 것이라고 넌지시 말씀하셨다. 그 작은 손이 우리 민족을 상징하지 않을까. 고통을 받고 생명이 끊어진 작은 손 하나를 잡아주지 못했던 시대였다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연기에 어느 정도 만족하나.

“겸손의 말이 아니라 끝나고 나면 늘 부족하고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관객들에게 최소한 부끄러움은 갖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은 있었는데 그 정도는 이룬 것 같다.”

-많은 후배가 송강호라는 배우를 롤모델로 삼는데.

“그래서 더 부담감이 든다. 후배들이 예의주시하고 있구나. 그러나 작품할 때마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나태해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저절로 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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