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기의 지역 제조업, 혁신 강화로 경쟁력 확보해야
경상일보-울산발전연구원 공동기획

▲ 조선해양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 혁신과 함께 조선산업 인더스트리4.0s의 성공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사진은 지역 조선소 전경.

울산 주력산업의 주축인 글로벌 기업들은 신산업 발굴과 함께 산업의 융합화와 이를 위한 개방, 연계, 협력, 상생 등 지역산업생태계 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가 타 산업과의 연계와 협력을 근간으로 기존의 산업경계를 허물면서 신산업을 창출하는 등 산업 활동 전반의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 자동차 산업
그린카·스마트카 혁신기반 다지고
제조업체들간 지역연계 통해
산업거버넌스 구축, 시너지 기대

■ 조선해양산업
현대重 고용지표 급격한 악화속
산업구조 재편 중장기적 비전 필요
테스트 선박 등 인프라 확보도

◇자동차 혁신 ‘그린·스마트카’ 기반이 관건

울산의 주력 제조업 가운데 자동차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고효율의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연료전지 등의 그린카로 전환돼 왔다. 현재는 ICT 융합을 통해 지능형이자 자율주행이 가능한 스마트카 개발로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보통신기술(ICT), 나노소재기술(NT), 에너지기술(ET), 환경기술(ET) 등 신기술이 접목되고 융합돼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창출하는 일련의 혁신이 핵심이다.

혁신역량이 부족한 지역 자동차 산업생태계의 혁신 지향점으로 미래 자동차산업의 양대축인 그린카와 스마트카 산업의 혁신기반을 굳건히 하면서 산업생태계의 혁신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분야의 혁신, 산업적 혁신, 정책적 혁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조분야의 혁신’에서 중추적인 역할은 바로 스마트 팩토리의 확산과 첨단 기술이 접목된 제조 현장 구현이 핵심이다. 중소업체들이 쉽게 수혜를 볼 수 있는 가상현실의 핵심인 디지털공장을 구현하고, ‘설계-구현(가상)-시험’까지 전 단계를 시뮬레이션을 통한 시범사업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 확산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정부차원의 인력, 기술, 공간 등의 지원책 마련은 물론이다.

‘산업적 혁신’은 해오름동맹과 더불어 자동차 제조업체들 간의 지역연계가 중요하다. 동부권 자동차부품 벨트(울산-경주(포항)-영천-경산-대구권역)를 통해 지역 자동차산업의 가치사슬 고도화와 산업생태계 역량 제고, 연구특구개발과 연계해 기술사업화 지원을 중심으로 동부권 자동차부품 벨트 산업거버넌스 구축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도출해야 한다.

‘정책적 혁신’에는 정부의 다양한 정책지원들이 적재적소에 효과적으로 전달·시행될 수 있도록 지역 혁신주체들의 거버넌스적 접근 필요성이 강조됐다.

울산발전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 박재영 박사는 “자동차산업 R&D 지원의 경우 원천기술-응용기술-상용기술-사업화까지 전주기 시스템을 고려한 단계별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주도할 시스템 또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산업, 인더스트리4.0s 성공이 핵심

조선해양산업은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갖고 있다. 울산 조선해양산업은 전체 제조업 평균 생산은 2.16배, 부가가치는 0.56배, 취업자는 10억원당 7.8명을 유발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전체 생산효과의 60.5%, 부가가치의 54.2%, 취업의 46.6%가 울산지역에서 유발되고 동남권 전체로는 각각 70.1%, 66.5%, 61.2%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울산 조선해양산업의 위기는 지역의 고용과 소득절벽으로 연결되고, 나아가 동남권 그리고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의 위기로 귀결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 매출액은 2012년 이후 매년 감소하다 2015년에 전년대비 4.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1조8233억원, 1조6764억원으로 총 3조499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종사자 규모는 2014년 대규모 적자 이후 2015년 전년대비 3.1%나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물량이 줄어드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고용 지표가 보다 더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다.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2017년 하반기까지 2만명을 상회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지역 조선해양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울산시는 맞춤형 지원과 정부의 신속하고 직접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의 핵심은 기업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 유관기관들이 지원에 나서고 목소리를 높여도 기업이 움직여야 산업이 움직인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기업 혁신 측면에서 조선해양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과 재도약 발판 마련을 위해 사회적 불신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불합리한 산업구조적 관행 개선과 혁신역량 유지·확충과 더불어 산업구조의 재편을 통한 효율화를 위해서는 중장기적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박 박사는 “국가가 역량강화를 위해 지원하는 인더스트리4.0s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조선산업의 큰 역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R&D 전주기에서 단계별로 지원과 주도할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ICT, 혁신 기술 등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는 테스트 선박 등의 인프라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울산발전연구원 박재영 박사

[인터뷰] 울산발전연구원 박재영 박사
“3D 소프트웨어, 제조업 혁신의 소금역할”
새로운 산업 발굴의 초석으로
자동차 부품제조·튜닝 부문 등
전략적 융합 기반기술로 손꼽혀
조선산업도 안전 대비해 대체 가능

“울산지역 제조업체들은 융합 확산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융합관련 부품 소재의 개발과 특허·원천기술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3D 소프트웨어는 제조업 혁신의 소금역할을 할 핵심기술입니다.”

울산발전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 박재영(사진) 박사는 울산이 3D 소프트웨어 분야 선도로 위기의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업 경쟁력을 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 제조업 혁신을 위해 주목할 분야는.

“제조혁신에 접목될 융합기술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ICT를 기반으로 하는 3D프린팅,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AI(인공지능) 등은 놓칠 수 없는 핵심이다. 3D프린팅의 경우 자동차 부품 혁신 제조부문, 튜닝부문 등에서 전략적인 융합 기반기술로 손꼽을 수 있으며, VR·AR의 경우에도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조분야의 또 다른 혁신을 야기할 수 있다. 조선산업에서 위험, 안전 등을 대비해 대체 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러한 핵심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소금과 같은 역할 하는 것은 3D분야의 SW(소프트웨어)이다.”

-왜 3D 소프트웨어 분야인가.

“제조업 중심의 산업들은 신소재, 뿌리산업, 장비 등 많은 요소들로 구성돼 있으며, 울산도 이러한 부분을 세밀하게 융합·확산하는 등 제조업 중심 산업을 기반으로 많은 대응책과 전략을 마련해 왔다. 다만 SW분야가 산업의 가장 기본이며 무형의 기술임에도 기업들은 외주 중심의 기업 생태계로 간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의 혁신을 이끌면서 새로운 산업 발굴의 초석이 되기도 하는 것이 3D SW이다. 제조업 중심 도시 울산은 3D분야의 SW 기반을 다져 제조업의 미래를 다시 재조명해봐야 한다.”

-울산이 3D SW분야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은.

“3D SW는 의료(가상시술, 초정밀 물질 모델링, 가상 강기 모델링 등), 문화(VR, AR, 홀로그램 등), 3D프린팅(모델링, 임베디드, 보정처리, 4D 프린팅 등)과 같은 미래산업을 이끌 마중물로서 불가피한 기술이며, 그 가운데는 SW산업이 있다. 울산을 포함한 국내 전반적으로 이 분야의 축을 이루는 고급 기술자 및 기업이 초기 형성단계이므로 지역 여건에 맞는 맞춤형 인력양성과 관련산업 고도화 등에 몰두해야 한다. 또 울산이 주목하는 제조혁신으로 주력산업들의 빠른 성장과 울산지역 특화산업으로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해서라도 SW분야의 기업 지원 및 R&D, 기술사업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