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잔액 2천100조 돌파…은행보다 높은 이자 영향

가계, 기업 등이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에 맡긴 돈이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이자가 높은 곳을 찾으려는 경향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수신 잔액은 2천102조9천55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91조8천99억원(10.0%) 늘었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 이른바 제2금융권을 가리키고 대부업체는 포함되지 않는다.

비은행금융기관 수신액이 2천100조원을 돌파하기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7개월 수치밖에 집계되지 않았지만, 종전 연간 최대 증가액인 지난해 175조9천637억원을 벌써 넘어섰다.

금융기관별로는 지난 7월 말 자산운용사의 수신 잔액이 492조2천29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66조7천256억원(15.7%) 급증했다.

또 올해 1∼7월 생명보험사가 25조7천466억원(4.7%) 늘었고 상호저축은행은 3조3천959억원(9.0%), 상호금융은 9조898억원(3.2%), 새마을금고는 5조9천656억원(5.3%), 신용협동조합은 4조3천890억원(7.5%) 각각 증가했다.

저금리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25%까지 떨어뜨렸다.

그 영향 때문인지 7월 한 달간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신액은 62조8천275억원 늘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가계가 은행보다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받으려고 2금융권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저축은행 등 일부 금융기관은 금리를 올리면서 수신액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 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1.32%(신규취급액 기준)로 떨어졌다.

반면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는 2.11%로 6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은행 수신액도 올해 늘었지만, 증가 규모는 2금융권보다 훨씬 작다.

지난 7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전체 수신액은 1천194조2천2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0조4천754억원(2.6%) 늘었다.

그러나 올해 1∼7월 증가액은 비은행금융기관(191조8천99억원)의 15.9% 수준에 불과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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