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려요” “작은 소리, 작은 떨림에도 지진인 줄 알고 화들짝 놀랍니다”

잇단 경주강진으로 연접한 울산 시민들이 심한 ‘지진 노이로제’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열흘 간 이어지는 여진의 여파에 정서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46)씨는 경주 지진 이후 편안해야 할 집이 가장 무서운 곳이 됐다고 말합니다. 평소 혈압이 높았지만 지진 이후에는 증세가 심해지고, 밥을 먹어도 소화가 되질 않고, 머리가 지끈거리기 일쑤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동구에서 식당을 하는 장모(42)씨는 “ 작은 소리와 진동에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인근 공사장으로 향하는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여진인줄 알고 몇번이나 도망나왔다. 열흘째 잠을 제대로 못자다보니 신경도 날카로워졌다”고 말합니다.

각 구·군보건소에는 지진 관련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상담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합니다.

동구정신건강증진센터에는 지난 19일 규모 4.5 지진 발생 이후 60대 여성이 “지진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린다”며 전화상담을 요청한 바 있고, 북구정신건강증진센터에도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주민 4명을 상담중이라고 전합니다.

지진이 잦아지면서 미세한 진동에도 크게 놀라는 사람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신경안정제, 수면제를 사기 위해 약국을 찾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이처럼 지진 이후 시민들이 겪고 있는 증상에 대해 전문가는 일종의 신경증, 즉 노이로제(neurosis)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울산대학교병원 박장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진 불안감을 지우려면 음악을 듣거나, 목욕, 명상 등 휴식으로 긴장을 풀고 운동과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며 “친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다. 술과 커피, 담배는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합니다. 구성·디자인 양다빈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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