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노장은 살아있다-세대를 이어가는 클라이밍
‘파나로마’-아들과 함께 고난도 등반 클라이머의 도전
‘모팻과 나’-英 최초 여성 산악가이드의 과거 등반 재현

 

강인한 체력이 관건인 등반, 특히 암벽을 오르는 클라이밍의 세상에서 젊음은 필수요소로 여겨진다. 하지만 예순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활발한 등반활동을 하고 있는 노장 클라이머들도 있으며, 이제는 전설로 불리지만 후배들에게 지속적인 영감의 원천이자 더 큰 도전을 위한 모범이 되고 있는 고령의 등반가들도 있다. 오늘 소개할 두 작품은 노장이자 선배 등반가와 함께 등반을 하면서 그들에게 경배를 표하는 작품들이다.

▲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 ‘파나로마’(사진 위), ‘모팻과 나’.

스페인 영화 ‘파나로마’는 지난해 프레페스티벌에서 상영된 ‘루키’의 욘 에랑스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 영화의 주인공인 프로 클라이머가 자신의 아들과 함께 이탈리아에 있는 고(高)난이도 등반 루트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60세가 넘는 나이에도 고난도 등반을 하는 노바토. 클라이머인 아들 에두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루트로 꼽히는 돌로미테의 파나로마에 오른다. 자신이 직접 클라이밍을 가르쳤던 아들과 함께 30년 만에 파나로마에 도전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버지는 가슴이 벅차다. 하지만 생명을 건 위험을 무릅쓰고 암벽을 오르는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다른 한편으로 또 아려온다. 2015 오트랑산악영화제 알피니즘 대상, 2016 슬로베니아산악영화제 베스트 클라이밍영화상을 받은 작품이다.

▲ 최선희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로그래머

또다른 영화 ‘모팻과 나’는 영국 작가이자 여성 산악인인 그웬 모팻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91세를 맞이한 영국 최초 여성 산악가이드 그웬 모팻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영화는 그의 자서전에서 영감을 받아 모팻의 과거 등반을 재현하면서 현재와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 내용이다. 21세 젊은 시절부터 아름다운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즈의 산군에서 맨발 클라이밍과 리딩을 펼쳐왔다. 클라이머이자 작가, 군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모팻의 자서전에서 영감을 받은 젊은 클레어는 그녀의 등반을 재현하면서 점점 모팻의 등반과 철학에 빠져든다. 2015 밴프국제산악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2015 켄달산악영화제 베스트 클라이밍영화상을 받았다.

최선희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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