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 큰 전쟁’이라 불리는 국내 경차 시장의 경쟁에서 한국지엠 스파크가 기아차 모닝을 꺾고 8년 만에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스파크의 누적 판매량이 모닝보다 6천여 대 앞서 있는 가운데 기아차가 연말로 예고했던 신형 모닝의 출시 시점을 내년 초로 연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스파크는 국내에서 총 5만8천11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모닝은 이보다 6천84대 적은 5만1천927대가 팔렸다.

스파크는 올해 들어 아홉 달 중 여섯 달 동안 경차 판매 1위 타이틀을 차지하며 모닝과 판매량 격차를 벌려 왔다.

이같은 스파크의 선전은 신형 모델의 상품성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쟁 차종 모닝이 2011년에 출시된 노후 모델을 판매 중이고 연말이면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될 예정인 점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기아차는 최근 모닝의 출시를 내년 초로 연기하기로 확정했다. 2분기 실적 발표 때까지만 해도 “4분기에 내수 최대 볼륨 차종 중 하나인 모닝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해 판매 부진을 털어내겠다”고 밝혔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신차 출시 일정을 내년 1월께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까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올해 모닝의 판매량이 매달 5천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한 달 치 이상 앞선 스파크가 올해 경차 시장의 왕좌에 오를 가능성이 유력해진 것이다.

기아차와 한국지엠은 올해 100만 원대 현금할인은 기본이고 김치냉장고와 에어컨까지 얹어주는 등 모닝과 스파크의 판촉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번 달에도 스파크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120만 원의 현금할인 또는 200만 원 상당의 최신형 딤채 김치냉장고 중 한 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이에 질세라 기아차도 이번 달 모닝 판매조건으로 120만 원의 현금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올해 스파크가 경차 시장 판매 1위를 하면 한국지엠은 2008년 이후 8년 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는 셈이 된다.

기아차 모닝은 2008년 경차 기준이 기존의 배기량 800cc에서 1천cc로 바뀌면서 경차 시장에 편입됐고 그해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반면 1991년 ‘국민차’ 티코에 이어 1998년 마티즈를 출시하며 국내 경차 시장을 리드해왔던 한국지엠은 그후 2009년에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출시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한번 내준 경차 1위 자리를 되찾아오기가 쉽지 않았다.

한편, 올해 경차 시장은 준중형차에 맞먹는 판매량을 보이며 그 규모가 커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경차 판매는 총 11만1천909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10.7%를 차지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준중형차는 11만1천880대가 팔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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