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센터 직원 4명, 돈 받고 자체결함으로 둔갑해줘 ‘무사통과’

중고 아이폰 2천여 대를 전기 충격기로 고장낸 뒤 자체결함인 것처럼 속여 리퍼폰(재생 가능한 중고 부품과 새 부품을 조합해 만든 아이폰)으로 무상교환해 1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의 범행은 AS센터 직원 4명이 돈을 받고 눈감아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등의 혐의로 김모(29)씨 등 9명을 붙잡아 4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 등은 올해 4월부터 8월 말까지 부산 부산진구의 한 사무실에서 전기 충격기로 중고 아이폰 2천61대를 고장내 자체결함인 것처럼 속여 리퍼폰으로 무상교환받아 파는 수법으로 10억6천5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서울, 부산, 경남 등지에서 무상수리 보증기간(1년)이 지나지 않은 중고 아이폰을 사들인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개당 10만원 이상 웃돈을 붙여 팔았다.

중국인 업자가 중고 아이폰와 리퍼폰 거래를 맡았다.

김씨 등은 전기 충격기로 아이폰의 마이크, 스피커, 음량조절 버튼, 진동 스위치 등에 충격을 줘 고장냈기 때문에 겉으로는 외부충격을 가했다는 것을 눈치채기 어려웠다고 경찰은 밝혔다.

올해 4월 아이폰에 가짜 부품을 끼워 넣고 고장 신고를 해 리퍼폰으로 교환, 수십억원을 챙기는 사건이 불거져 애플의 검수정책이 강화되자 이 같은 신종 수법을 썼다.

또 AS센터 직원들이 돈을 받고 눈감아 줬기 때문에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피의자 가운데 박모(26)씨 등 4명은 부산, 경남지역 AS센터 3곳에서 수리기사로 일하면서 김씨 등으로부터 705만원을 받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기계결함으로 처리, 무상교환이 가능하게 했다.

이 때문에 김씨 등은 하루에 서울과 부산, 경남에 있는 AS센터 5곳에서 무려 40∼60대의 중고 아이폰을 리퍼폰으로 교환받았다.

경찰은 문제가 된 AS센터 3곳외 나머지 2곳에서도 부당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개통 후 1년 안에 제품 자체결함으로 고장나면 무상으로 리퍼폰을 제공하고, 고객 과실로 문제가 생기면 유료로 교환해주는 데 그 판단을 국내 협력업체에 맡긴다.

경찰은 동일 인물이 매일 10대 안팎의 고장난 중고 아이폰을 가지고 와 무상교환을 받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 등이 수리를 맡긴 중고 아이폰 10대가량을 애플 아시아·태평양지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보내 정밀감식을 받은 결과 고의로 전기충격를 가하는 바람에 고장났다는 통보를 받고 관련자를 추적, 검거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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