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무분별한 오토바이 폭주
잦은 사고·무면허로 범법자 신세
폭주 막을 사회적 논의 서둘러야

▲ 김동영 울산시민자유학교 교장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아주 용이한 도구가 오토바이다. 작은 물품들을 쉽게 나를 수 있고, 크게 교통 혼잡을 야기하지도 않고, 골목길도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이렇게 중요한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를 청소년들이 폭주를 위해 구입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의 미래이기도 한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오토바이로 폭주를 즐기다가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등의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차사고처럼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피해를 입는 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뿐, 주변에서 오토바이를 타다가 다친 청소년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냥 간과할 일이 아니다.

얼마전 필자가 어느 병원에 병문안을 갔는데 누군가 휠체어를 타고 와서 인사를 하는데 자세히 보니 중학교를 우리 기관에서 다녔던 학생이었다. 오토바이 사고로 전신 마비가 되어 2년간 치료하여 지금은 조금 나아지고 있다는 그 학생은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들에게 오토바이를 못 타게 해 달라. 절대로 못 타게 지도해 달라”고 어눌한 말로 당부를 했다.

문제는 이런 오토바이를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중고 엔진에 타이어만 달린 낡은 오토바이는 대개 50만원 정도에서 쉽게 구할 수가 있다. 번호판을 제대로 달지 않은 경우도 있고 성능도 부실한, 정말 위험한 오토바이가 별다른 절차도 없이 거래가 된다. 대개 오토바이는 바이크 정비업소 등에서 구입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직거래도 많이 한다. 아이들은 이런 낡고 조잡한 오토바이를 타고 다들 과속질주를 한다. 참으로 위험천만이다.

밤에, 특히 자정이 넘은 시간에 오토바이의 질주가 많다. 그들에게는 차선이나 제한속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질주가 아니고 폭주다. 자연히 사고가 나고 중상이나 사망의 결과가 된다. 많은 청소년들이 면허증 없이 이용하다가 경찰에 단속이 되고 범법자가 된다. 또 오토바이의 절도도 성행한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거래되고 사용되는 오토바이의 최대 이용자는 대부분 청소년이다. 특히 중학생이 많다. 그래서 청소년 범죄를 양산하기도 한다.

남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가장 선호하는 직종이 치킨배달이나 중화요리 배달이라고 한다. 오토바이를 실컷 타보고 또 심야에 일정한 장소에서 모여 오토바이 타기를 마음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업주들은 오토바이 면허증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청소년을 채용해 일을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경찰의 무면허 단속으로 인해 아이들은 또 범법자가 된다. 에너지가 넘치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오토바이를 타고 마음껏 달리는 것은 신나는 일임에 틀림없다.

또래문화라는 것이 있고, 누구나 그들 나름의 재미를 붙이는 흥미거리를 찾으려 한다. 재미를 붙인 속도감을 계속적으로 만끽하는 것이 어쩌면 그들 나름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애당초 학습 의욕이 없고 어울리기 좋아하고 무분별하게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하는 사회도 큰 잘못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 배달직종 업주들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 무언가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하며, 각급 학교들도 나름대로 책임의식을 가지고 지도를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학교에서는 2009년부터 오토바이 구입이나 승차 행위 모두를 근절하고 있다. 어기면 원적학교로 돌려보낸다.

오토바이를 타는 이들에게 어떤 약을 처방해 줄 수가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우선 도로교통에 관련된 법규의 손질을 통해 이들이 범법자가 되는 길을 막아야 한다. 오토바이 판매업자나 배달직종 업주에 대한 교육과 제도 구축도 필요하다. 학교에서도 단속을 포함한 지도에 대한 대책이 새로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

불나방처럼 몰려드는 어린 폭주족들의 고귀한 생명을 계속해서 길 위에서 속절없이 잃어버릴 수는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심리적으로 억압이나 압박감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다른 무엇이 필요한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동영 울산시민자유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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