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마카오는 중국 광둥성(廣東省)의 항구도시인 광저우(廣州)에서 시작되는 주장강(珠江) 어귀 서쪽에 있다. 영국 직할 식민지였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홍콩의 맞은편에 있는 반도 국가다. 국가라기보다는 도시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타이파·콜로아네 섬을 포함한 총면적이 17㎢에 불과하다. 마카오시가 반도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1888년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1999년 12월 중국으로 반환됐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1국 2체제의 적용을 받는 특별행정구이다.

현재 마카오의 인구는 약 50만 명으로 한국의 지방 소도시인구에 불과하나 소득은 매우 높은 편이다. 표면적으로는 포르투갈식 건축물과 풍습이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식 문화가 우세하다. 마카오의 실질적인 수입원은 무수한 카지노 도박장, 바, 마사지 업소 등을 찾는 관광객들을 통한 관광산업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마카오 카지노에서 얻는 수입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10배 이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막대한 수입금을 30년 전부터 문화사업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올해로 30회를 맞은 마카오국제음악페스티벌은 그 중 하나다. 마카오국제음악페스티벌은 한달동안 유명오케스트라는 물론이고 가수, 합창단, 음악가 등이 실내외에서 공연을 펼치므로 매년 가을이 되면 도시 전체가 커다란 콘서트장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다.

올해는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각기 다른 언어의 광시곡이라는 테마로 30주년을 기념해 세계 27개 악단이 환상적인 음악을 선물했다. 우리 국립합창단도 초청돼 17일간 머물며 공연을 했다. 80여명 단원들의 항공료와 체류비, 공연수당까지 일체를 주최측이 부담했다. 국립합창단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뿌듯한 순간이었다. 우리나라의 어느 재벌이, 지자체가, 문화재단이 이렇듯 긴 세월동안 문화사업에 꾸준히 후원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나 그런 뉴스를 접할 수 있을까? 기다려진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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