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을 호우 탓 생산량 줄어 김장 비용 20%↑ 예상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마늘, 고추 등 채소의 산지 가격이 크게 올라 가계의 김장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는 무엇보다 여름철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발아율 저조를 우려한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국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1천429㏊로, 전년 대비 10.2% 감소했다.

가을무 재배면적 역시 5천414㏊로 지난해보다 6.2%로 줄었다.

재배면적이 감소한 까닭에 생산량도 줄면서 배추와 무 등 대부분 김장 재료 산지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전라북도는 배추 재배면적이 지난해 1천560㏊에서 올해 1천500㏊로 줄면서 도매시장 기준 ㎏당 가격이 800원으로 평년보다 50%가 올랐다.

전라남도도 포기당 배추 가격이 1천900원으로, 지난해 1천200원에서 50%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전남도의 가을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2% 준 33만t, 겨울배추는 4% 감소한 25만t으로 예상됐다.

최대 배추 생산지인 해남에서는 가을 잦은 비로 전체 재배면적 4천200㏊ 중 10%가 넘는 450㏊가 습해를 보기도 했다.

대전의 농협하나로마트에서는 배추 1망(3포기)이 7천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3천500원과 비교하면 배가 오른 가격이다.

무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전에서는 다발무 1개(5∼6개) 가격이 7천∼7천500원에 거래돼 지난해 2천500∼3천원 보다 배 이상 올랐다.

전북지역 도매시장에서도 무는 ㎏당 1천250원으로, 지난해의 2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재배면적 감소로 전북지역 배추와 무 산지에서는 지난해 거의 없던 ‘포전(밭떼기) 거래’까지 등장했다. 이 물량이 전체의 70∼80%에 이르고 있다.

마늘 가격도 소폭 상승해 경북 의성마늘은 1㎏(통마늘 상품 기준)에 1만4천원 선으로, 지난해 1만3천원보다 7.6% 올랐다.

전남지역 마늘 가격도 ㎏당 6천원 선으로 지난해보다 500원가량(9%) 비싸다.

양념 채소인 대파도 고온과 가뭄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평년 대비 60% 가까이 높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

올해 전국 고추 생산 예상량은 8만6천t으로 지난해보다 1만2천t가량 적어 역시 가격 상승을 예고했다.

지난해보다 가격이 내려간 농산물은 생강뿐이다.

국내 최대 생강 생산지인 경북 안동에서 생강은 20㎏당 3만5천원(중·상품) 안팎에서 수매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등급이 8만5천원에 수매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이들 채소 가격은 김장이 시작되는 다음 달이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고랭지배추 1포기 가격은 이달 5천409원에서 다음 달 8천500원(지난해 2천92원)으로, 무 1개는 3천115원에서 3천600원(지난해 1천304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에 비해 고랭지배추는 무려 306%, 무는 176% 오른 가격이다.

건고추도 1근(600g)에 1만1천225원에서 1만2천원(지난해 1만909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김장철에 대비해 지난 26일부터 다음 달 7∼20일 배달분 절임배추 10㎏짜리 예약주문을 받고있는 농협 고양농수산물유통센터는 현재 2만원 선에서 주문을 받고 있으나 다음 달이 되면 10∼15% 올라 2만2천∼2만5천원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농협 고양농수산물유통센터 관계자는 “배추와 무 등 김장 재료의 생산량이 줄며 가격이 오른 상태”라며 “지난해보다 김장 비용이 20%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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