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폭투에 실투 틈타 김재환 8회 솔로포 쏘아
두산, NC에 5대1 승리

▲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NC의 경기. 8회말 타석에 들어선 두산 김재환이 솔로홈런을 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21년 만의 통합우승에 필요한 4승 중 절반을 일찌감치 챙겼다.

두산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왼손 투수 장원준의 역투에 힘입어 5대1로 이겼다.

1대1로 맞선 8회말 박건우가 NC 선발 에릭 해커의 폭투로 결승 득점을 올렸고 이어 김재환이 우월 솔로포로 쐐기를 박았다.

장원준은 8⅔이닝 동안 두산 마운드를 지키며 볼넷 없이 10안타만 내주고 삼진 5개를 빼앗으며 1실점으로 막아 팀의 연승 주역이 됐다.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놓은 9회초 2사 1루에서 왼손 가운데 손가락에 생긴 물집 탓에 마무리 이현승에게 공을 넘겨 개인 통산 첫 한국시리즈 완투승은 무산됐지만 에이스의 모습을 유감없이 뽐냈다.

NC는 두산보다 하나 더 많은 10안타를 치고도 기록으로 잡힌 병살타만 세 차례나 쏟아내며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KBO 경기감독관이 선정하는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에는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린 양의지가 뽑혔다.

전날 11회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오재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1대0으로 이긴 두산은 이날 승리로 홈에서 치른 1, 2차전에서 모두 승전가를 부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KBO리그 역대 최다 승(93승) 기록을 세우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남은 5경기에서 2승만 더하면 한국시리즈 2연패 및 1995년 이후 21년 만의 통합우승을 달성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 연승 팀의 시리즈 우승 확률은 88%(17번 중 15번)나 된다.

다만 1, 2차전에서 연승하고도 역전 우승을 허용한 두 차례 경우가 공교롭게도 모두 두산(2007, 2013년)이었다.

3차전은 하루 쉬고 11월1일 오후 6시30분부터 NC의 안방인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연승을 노리는 두산은 장원준, 반격해야 하는 NC는 우완 에릭 해커를 선발로 내세웠다.

NC는 1회초 선두타자 이종욱이 우전안타로 출루했지만, 박민우의 직선타구가 투수 장원준의 글러브에 맞은 뒤 유격수 쪽으로 흐르는 바람에 1루 주자와 타자 모두 아웃당하며 불길한 출발을 했다.

두산도 해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3회까지는 안타와 볼넷 하나씩만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4회 선두타자 민병헌부터 김재환, 닉 에반스의 연속안타가 터져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오재일이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양의지가 중견수 앞에 빗맞은 안타를 떨어뜨려 선제점을 뽑았다.

두산은 계속된 1사 만루에서 허경민, 김재호가 평범한 뜬 공으로 물러나 더 달아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해커는 실점 이후 5~7회를 삼자범퇴로 막으며 NC 타선이 터져주기만 기다렸다.

NC는 6회와 7회 1사 후 안타가 나왔지만, 각각 박민우, 박석민의 병살타가 이어져 계속 득점없이 끌려갔다.

조용하던 경기는 8회에 요동쳤다.

NC가 8회초 선두타자 이호준이 우중간 안타로 다시 기회를 열었다.

그러자 발 빠른 김종호를 대주자, 베테랑 지석훈을 김성욱 타석에 대타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석훈의 번트 타구가 강해 투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면서 좋은 흐름이 끊겼다.

전열을 가다듬은 NC는 대타 모창민과 권희동의 연속안타로 2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이종욱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지긋지긋한 무득점 행진을 끝내고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1군 진입 4시즌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NC의 첫 득점이다.

하지만 균형은 오래 가지 않았다.

두산은 8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박건우가 몸에맞는 공으로 출루해 찬스를 잡았다.

박건우는 오재원의 희생번트로 2루, 민병헌의 유격수 땅볼로 3루까지 차례로 나아갔다.

그러고는 김재환 타석에서 해커의 폭투가 나와 짜릿한 결승 득점을 올렸다.

홈 커버를 들어온 해커에게 왼쪽 무릎을 밟히는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박건우는 몸을 아끼지 않고 파고들어 승부를 갈랐다.

이어 김재환이 해커를 우월 솔로포로 두들겨 쐐기를 박았다.

김재환의 한 방에 해커는 마운드를 김진성에게 넘기고 내려갔다.

두산은 에반스의 2루타에 이은 오재일의 우중간 적시타와 양의지의 2루타로 두 점을 보태고 승부를 더욱 기울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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