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돌이" 태화강 돌붕어들이 일제히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태화강 돌붕어들의 산란은 3~4월이 절정이다.

 이상기온을 운운할 만큼 따뜻하던 날씨가 갑자기 바람이 거세고 기온이 뚝 떨어진 지난 23일 한국프로낚시연맹 울산지부 소속 전창권 프로를 비롯한 꾼들이 태화강에 낚싯대를 놓았다. 울산낚시연합회(회장 최효식)가 이날 오전 10시께 신삼호교 아래서 한해를 여는 시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낚시연합회는 태화강을 울산의 모태라고 여기고 올해 시조회 장소를 태화강으로 선택했다.

 전 프로는 MS병원쪽의 대나무밭 인근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강의 원줄기에서 살짝 비껴나 작은 저수지같은 구조를 지닌 포인트였다. 수초지대가 잘 발달돼 있어 산란기를 맞은 붕어들이 선호할 만한 자리였다.

 바람이 거세고 수온이 내려가 왕성한 입질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씨알들이 20㎝를 넘는 것들이 주종을 이뤄 손맛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점심무렵이 되자 먼저 온 낚시꾼들이 바람을 탓하며 10마리 미만의 조과를 올리고는 철수를 했다. 오후로 접어들자 돌붕어들이 떼를 지어 물가로 나오기 시작했다. 암놈을 따르는 숫놈 무리들로 추정되는 떼들이 수초가 우거진 가장자리까지 나와 첨벙거렸다. 인적을 느끼고 도망을 가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산란할 자리를 찾아 물가로 나왔다. 뼘치가 넘는 것들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서 오갔다. 자연히 입질은 끊겼다.

 돌붕어는 토종붕어와 모양새가 비슷하지만 검은 깨를 뿌린 것처럼 비늘에 점이 있어 "깨순이"라고도 불린다. 비늘이 갑옷처럼 매우 딱딱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붕어 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만큼 힘이 뛰어나다. 수온이 찬 겨울에도 입질이 끊기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돌붕어를 잡기 위한 채비는 일반 저수지 붕어낚시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철따라 입질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바늘과 목줄 굵기를 달리 하는 것이 좋다. 2~3월께는 목줄 1.5호에 붕어전용 바늘 3호, 3~4월에는 목줄 1.7호에 붕어전용 바늘 5~6호가 적당하다. 포인트는 강바닥 중 골이 진 곳이나 물밑에서 아주 작은 새싹과 부들이 걸려 올라오는 곳이 제격이다.

 골 진 곳은 보너스로 잉어 입질도 종종 있다. 3~4월에 태화강에서 낚이는 잉어는 대부분 50~60㎝로 중치급이다. 활동범위가 넓어 특등 손맛을 선사한다.

 미끼는 어분만을 쓰는 방법과 지렁이를 함께 쓰는 짝밥이 주로 사용된다. 어분은 콩알만한 크기가 적당하다. 처음에는 밤알 크기만큼 크게한 뒤 10여회 투척으로 포인트에 어분이 쌓이도록 하는 것도 요령이다. 짝밥은 수온이 안정되지 않아 붕어 움직임이 적은 초봄에 제격이다. 지렁이가 시각적 효과를 높이기 때문이다. 높낮이를 달리해 쓰기도 한다. 바늘 2개를 2~3㎝ 차이로 층을 둬 "중층낚시"의 장점을 병행하기도 한다.

 전 프로는 ""옆으로 째는" 손맛이 일품인 누치는 20~50㎝급 10여마리를 잡는 성과를 올렸다"고 말하고는 "다양한 태화강 어종들의 입질 시기와 포인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낚시를 해온 결과 잘 보이지 않던 누치와 배스의 수가 엄청나게 는 것을 확인됐다"며 낙동강물 영향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누치는 잉어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다소 길쭉하다. 빠른 물살을 좋아해 충주댐 상류 등지에서 많이 서식하는 어종으로 태화강의 수질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배스는 최근 2~3년 전부터 개체수가 부쩍 늘어 전문낚시꾼들이 몰릴 정도이다. 낙동강물이 대암댐으로 유입돼 태화강 수계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낚시꾼은 "50㎝가 넘는 대물배스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여러번 들었다"며 "태화다리 아래 얕은 물가에서 30㎝가 넘는 모치(숭어새끼)를 입에 물고 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전 프로는 "붕어는 대부분 3월초부터 산란을 시작해 4월까지 끝내지만 계곡지나 수심이 깊은 저수지에서는 5~6월까지 이어지기도 한다"며 "수온에 따라 입질이 좌우되기 때문에 부력을 아주 예민하게 맞춘 뒤 현장에 맞는 적절한 채비를 갖춰야만 손맛과 마릿수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