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구르미 그린…” 서
남장여자 ‘홍라온’ 역맡은 김유정
사랑스러운 연기로 시청자 눈도장

▲ 배우 김유정이 지난 3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깜찍한 아역 연기로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던 김유정(17)은 부쩍 성숙해진 듯했다.

하지만 차분하면서 조숙해 보이는 표정 아래로는 언제 ‘까르르’ 하고 쏟아질지 모를 장난기 어린 웃음을 머금은 앳된 모습도 엿보였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막 끝낸 김유정을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당분간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여운이 크게 남아 있을 거 같아요. 너무 속상하고 섭섭하고. 시원한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너무너무 아쉽죠.”

마지막 촬영 때는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싱숭생숭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김유정은 “잊을 수 없고 잊기 싫은 작품”이라면서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조금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김유정은 다섯 살 때 과자 CF로 데뷔해 벌써 연예계 활동 13년 차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김유정이 아역 배우에서 벗어나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될 작품이란 평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김유정의 반응은 좀 더 신중하고 야무졌다.

“성인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는데 제 생각은 좀 달라요. 드라마 전체를 끝까지 이끌어가는 여주인공 역을 맡은 건 처음이었고 많은 걸 보여줄 기회였던 건 맞죠. 하지만 홍라온은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하는 경계선에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라온이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면서 저도 따라서 성장한 것 같아요. 성인 연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김유정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로맨스를 펼치는 능청스러운 남장여자 내시 홍라온을 연기했다.

김유정은 “남자인 척하거나 흉내를 내는 남장 여자가 아니라 아직 앳된 성장기의 소년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홍라온이 가장 아름답게 그려진 하이라이트는 초반부인 4회 왕의 생일잔치에서 음모로 사라져버린 기녀를 대신해 라온이 얼굴을 가린 채 독무를 추는 장면이었다.

김유정은 “그 장면을 위해 두 달 전부터 준비했다”며 “스태프들 모두가 진짜 공을 들인 장면이라 피해를 주지 않도록 춤을 춰야겠다고 생각하고 연습했는데, 시청자들 반응이 너무 좋아 뿌듯했다”고 전했다.

김유정은 상대역을 맡은 박보검(23)에 대해 “성실하고 배우로서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오글거리는 대사까지 멋있게 그려냈죠. 나도 이영처럼 멋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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