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산하 공공기관인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이 이번에는 인사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울산지검 특수부가 5년치 채용과 승진 관련 자료를 확보해 수사 중이다. 진정에 따른 것이다.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나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이 대체 왜 이러느냐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초부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올해초 이사장의 성희롱사건부터다. 전임 이사장이 해외연수를 함께 간 여직원에게 “비용 절감을 위해 객실을 하나로 쓰자”는 등의 성희롱을 한 사실이 드러나 자진 사퇴로 마무리됐다. 이미 마무리된 사건을 재론하는 이유는 이처럼 분별력이 없는 사람이 이사장으로 재직한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부적절한 해외연수와 보조금 정산 미비 등 9건의 부적절한 행정이 발각돼 직원 6명이 징계를 당했다. 총체적인 문제점이 내재해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이사장이 교체됐음에도 그러한 문제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인사비리의 진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공단측은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직원들과 인사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의 음해성 진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조직의 혁신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앞서 울주시설관리공단은 태풍 차바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수해를 겪고 있는 시점에 단체해외연수를 강행해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고 197명의 직원 가운데 불과 14명이 3박4일간 연수를 다녀온 것이므로 보기에 따라서는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언론에까지 오르내린 것을 보면 분명 조직에 적잖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울주시설관리공단은 계속적으로 늘어나는 공공시설물의 종합적인 관리와 인력 감축, 비용절감, 민간 경영체제 도입을 통해 재정 부담 감소 및 서비스 증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현재 서부·중부·남부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한 6개의 복지시설, 울주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한 6개의 문화관광시설, 간절곶스포츠파크를 비롯한 13개의 체육시설, 종량제봉투공급 등 5개의 사업시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6개의 부속시설 등을 관리하고 있다.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공기관으로서 그 어느 기관보다 건강한 조직문화와 사회적 책임감이 요구된다. 그런데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는 자중지란에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이 오히려 민망할 지경이다. 강도 높은 내부혁신을 통해 신뢰회복이 절실한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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