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진 울들병원 내과 전문의가 위암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통계청은 1983년부터 매년 하반기에 우리나라 사망원인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0여년간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것이 암이다.

최근 발표된 ‘2015년 사망원인통계’에서도 암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27.9%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여러 가지 암 중에서도 특히 위암은 유럽이나 미국보다 유난히 한국과 일본에서 발병률이 높다.

그 원인에 대해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과도한 스트레스, 유전적 원인, 소금에 절인 음식 및 불에 태운 고기의 과다 섭취,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세균 등이 주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30대 이후부터 정기적인 검진 필요
위내시경 검진으로 조기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아

◇젊은 층에서 발견되는 위암, 치명적

위암은 주로 50~60대 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젊은 층에서 발견되는 위암은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30대는 위암, 40~50대는 간암, 60세 이상은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김원진 울들병원 내과 전문의는 “젊은층의 위암이 치명적인 이유는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고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잘 되기 때문이다. 또 60% 이상의 환자들이 스스로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초기에 알아차리지 못하고 뒤늦게 발견한다. 겉으로는 한창 나이에 건강하게 보이지만 속은 이미 4기 위암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예후가 좋지 않은 위암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생존율은 다른 암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김 전문의는 “위암을 가장 쉽게 발견할 방법은 내시경 검사다. 또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도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발견된 위암은 대부분 조기 위암이다. 위내시경 검사가 불편하다는 생각으로 검사를 미루거나 제때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수면내시경, 캡슐내시경 등 환자들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방법들이 많이 개발돼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은 아니지만 작은 혹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위용종이라고 하는데 이는 성질이 온순한 양성 종양이다. 이 때문에 크기가 작은 경우엔 제거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김 전문의는 “현재는 양성이지만 언젠가는 암세포로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제거해서 조직검사를 해 봐야 한다. 특히 크기가 2㎝ 이상인 경우엔 반드시 제거해서 조직검사를 실시하고, 조직검사 결과 암 세포로 변해가고 있다면 위암과 같은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발병률 높지만, 완치 가능성은 높은 암

위암의 증상은 일반적인 상복부 불쾌감이나 통증이다.

김 전문의는 “대개는 입맛이 없어지고 체중이 감소하며, 쇠약해지고 의욕을 잃게 된다. 그 증상이 일반적인 소화불량 증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전형적인 위암 증상으로는 위 출혈에 의한 흑색변, 위에 꽉 찬 피를 토하는 증상, 그리고 배에서 뭔가 딱딱한 것이 만져지는 증상 등이 있는데, 이런 경우들은 대부분 진행이 꽤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위내시경 검사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30대 이후부터 1~2년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한 경우, 배를 가르는 수술 없이 내시경만으로 위암을 제거하는 ‘내시경 암 절제술’이 가능하다. 내시경으로 암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한 후, 내시경에 달린 칼로 암 덩어리를 잘라내는 방법으로, 흉터가 남지 않고 회복 기간이 빠르며 창상감염 같은 합병증의 위험도 적다.

끝으로 김 전문의는 “위암은 발병률도 높지만 완치 가능성도 큰 암이다. 폐암의 경우 1기에 치료해도 5년 생존율이 55% 정도이지만, 위암은 1기에 치료하면 약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인다.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로 암을 조기에 치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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