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당시를 상기하며 신속하게 대피해 달라.”

22일 오전 5시59분께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직후 공영방송 NHK에서는 주민들의 대피를 권고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후쿠시마현 일대 연안에 최대 3m, 미야기(宮城)·이와테(岩手)·지바(千葉) 현 등지에는 높이 1m 가량의 쓰나미가 몰려올 가능성이 있다며 긴급 대피를 당부했다.

NHK는 “동일본대지진 당시를 생각하라. 목숨을 지키기 위해 급히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또 “지금 바로 가능한 한 높은 곳, 해안에서 먼 곳으로 달아나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난 권고를 하면서 달아나 달라”고 반복해서 방송했다.
 

 

기상청 신속한 쓰나미 예보에
총리는 순방중에도 기자회견
피해상황 등 총괄지휘 나서고
공영방송 주민대피 권고방송

일본 기상청은 지진 규모를 당초 7.3에서 7.4로 상향했으나,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 규모를 초기 7.3에서 6.9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지진 진원지는 후쿠시마 앞바다(북위 37.3도, 동경 141.6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25㎞다.

이날 지진은 1만5873명의 사망자와 2744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진앙도 후쿠시마·미야기현 동쪽 해상인데다 지진 발생 직후 쓰나미경보가 내려진 것도 비슷했다.

특히 동일본대지진이 낮 시간대에 발생한 반면 이날 후쿠시마 강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새벽 시간대여서 대피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대형 쓰나미가 덮쳐올 경우 상당한 피해가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오전 8시 현재 후쿠시마 야부키마치(矢吹町)에서 70대 여성이 집 안에 있다가 주방 수납장에서 떨어진 식기에 머리를 부딛혀 상처를 입는 등 경상 5명 정도 피해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실제 해안에 도착한 쓰나미가 최대 높이 1m40㎝ 가량으로 다행히 당초 예보됐던 최대 3m에 비해 약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와 방송사들의 신속한 대응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NHK는 이날 지진 발생과 동시에 지진 발생 사실을 자막을 통해 안내한 뒤 곧바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재해방송으로 전환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3분만인 오전 6시2분에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 연락실을 설치하고 이번 지진 규모와 피해상황을 파악해 지방자치단체 등과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이후 지진 규모가 큰데다 쓰나미 경보까지 내려지자 43분 뒤인 오전 6시45분에 연락실을 관저대책실로 승격했다.

일본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현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에게 대응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아베 총리는 지진 발생 약 1시간만인 오전 7시께 가진 회견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보 수집을 철저히 하고, 피해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라고 지시했다”며 “지자체와 정부가 하나가 돼서 안전대책을 강구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도 오전 7시39분께 기자회견을 갖고 “후쿠시마 제2원전 3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의 냉각시설이 정지됐지만, 연료유출 등의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후쿠시마, 미야기(宮城)현 등지의 해안가에는 소방당국과 관청, 경찰 등이 차량을 동원해 대피방송을 했다.

주민들은 질서있게 차량 등을 이용해 학교나 건물 높은 곳으로 대피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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