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하루 필요량의 3배이상 섭취
고혈압·뇌졸중 등 각종 성인병 원인
식생활개선으로 건강사회 만들어야

▲ 손덕현 이손요양병원 원장

최근 TV를 통해 ‘먹방’ 프로그램이 엄청나게 생겨났다. 황금시간대라 불리는 주말의 초저녁시간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먹방’이란 ‘음식 먹는 방송’을 지칭하는 말인데, 최근엔 대다수 예능 프로그램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런 ‘먹방’ 프로그램의 증가는 스트레스 과중의 사회적인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자극적인 음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밖에 없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의사의 입장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의 유행이 국민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것이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들이 있을 수 있으나, 설탕이 많이 들어가거나 짠 음식, 튀김이나 고칼로리 음식들이 야식으로 추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짠 음식은 각종 성인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이므로 절대적으로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소금은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소금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나트륨과 염소이온으로 나뉘어 수많은 생리대사 작용에 관여한다. 소금이 없으면 생리대사 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심장이 뛸 수 없다. 소금의 섭취는 생존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하루에 필요한 소금의 양은 많지 않다. 3g정도이면 충분하다. 현재 우리가 섭취하는 하루 소금량이 평균 10g을 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나트륨 과다 섭취는 수년전부터 건강의 위해로서 언급된 부분이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서 몸속에 필요이상의 염분이 축적되어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서 혈관에 혈액이 필요이상으로 차게 되고, 그 결과 고혈압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성인들이 가장 많이 앓는 질환 중 하나인 고혈압은 고혈압 자체 증상뿐 아니라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기타 질환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무서운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도 고염식은 위험하다. 우리 몸의 나트륨 균형에 신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신장의 기능이 미숙한 아이나 청소년기에는 나트륨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면 세포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된다. 그래서 반드시 피해야 한다.

보건당국에서는 나트륨 줄이기 운동을 하지만 역설적으로 오히려 줄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커피에 치즈와 소금을 넣어 맛을 내는 솔트치즈커피도 젊은이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보도도 있었다.

한편 이에 대한 일부 비판론자들은 소금 섭취가 혈압에 주는 영향이 일반적으로 미미하며, 개개인의 차가 심하다는 점, 나트륨 섭취 제한과 질병 발생률 및 사망률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미국 보건당국은 성인 기준 일일 나트륨 섭취 권고량을 2300mg(염화나트륨 5.8g) 이하로 정하였으며, 51세 이상의 고혈압, 당뇨 그리고 만성신부전 환자 등은 1500mg(염화나트륨 3.8g)을 초과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1일 섭취 나트륨 권고량은 2000mg이지만 국내 나트륨 섭취량은 2012년 기준 4583mg으로 WHO 권고량의 2.3배에 달한다.

식품의약안전청은 2012년부터 나트륨 저감화 사업을 실시하여 국민 평균 1일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나가고 있는데, 2017년까지 20% 저감화로 3.9g의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활습관이 급격히 서구화되면서 질환발생패턴이 서구와 비슷해졌고 당뇨·투석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짠음식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며 특히 고혈압, 당뇨환자들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생활습관개선이 근본적인 예방법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자라나는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서도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가 아니면 대개의 질병의 원인은 음식에서 온다. 짠 음식은 성인병의 주범이다.

손덕현 이손요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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