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농산물 값싸게 공급·참여농가·매출도 증가세
다양한 품목 확보·출하시기 조율 등은 풀어야할 과제

▲ 28일 울산 범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당일 출하한 신선한 농산물들이 진열되어 있다.

울산지역 로컬푸드 직매장의 참여농가와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성공적으로 첫 발걸음을 뗐다는 평가다. 그러나 농산물 품종의 다양화와 농산물 출하가 줄어드는 비수기 대비책 마련은 올해 새로 개소한 4개 매장을 포함한 울산 로컬푸드 직매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농업인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공동작업장에서 소포장 및 라벨작업후 농업인이 직접 가격을 결정해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지역에서 당일 재배한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유통비용이 절감된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다.

28일 찾은 울산지역 최초로 문을 연 범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범서농협 하나로마트에 ‘shop in shop’ 형태로 마련된 100㎡ 규모의 매장은 손님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신선한 지역 농산물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당일 밭에서 재배해 출하한 배추와 무, 대파 등 채소류부터 과일, 건식품, 가공식품까지 신선한 농산물들이 팔려나가면 매대는 금세 다시 채워졌다.

범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난 2013년 9월 개장해 올해로 운영 4년차를 맞았다. 개장 후 매출액은 이듬해인 2014년 10억원, 2015년 18억원으로 급성장해 올해는 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판매되는 품목만 220여개 이상에 참여농가는 369농가로 늘어나는 등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같은 날 지난 8월말 개장한 원예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매장 직원들도 일반 매대 쪽에서만 부산히 움직일뿐 로컬푸드 매대의 30% 가량은 비어져 있었다. 상품이 없는 매대는 생산자와 원산지를 표기한 팻말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운영 2년차 이상인 범서농협과 삼남농협, 울산유통센터 등 3개소는 지난해 기준 연매출이 10억원을 넘어가는 등 안정됐지만, 올해 문을 연 원예농협을 포함해 농소농협, 중앙농협, 청량농협 등은 농산물 출하 비수기를 맞아 물량확보 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범서농협 관계자는 “울산지역의 특성상 생산되는 농산물의 품종이 다양하지 않다보니 초기에는 다양한 품목을 확보하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물량이 출하되는 것을 조율하는 것이 어렵다”며 “하지만 현재 울산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울산시와 울산농협 등에 따르면 울산지역 로컬푸드 직매장의 전체 매출액은 2015년 45억원에 이어 올해는 작년보다 78%가 증가된 8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참여농가도 1168개로 늘어 농민들의 안정적인 판로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농가에게 로컬푸드 직매장은 큰 힘이 된다.

울주군에서 농사를 짓는 박옥희(여·69)씨는 “50여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시장에서 장사를 해왔는데 나이가 들면서 힘들어 그만뒀다”며 “그런데 로컬푸드 매장이 생기고 나니 하루종일 판다고 앉아있을 필요도 없고 판로를 마련해주니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울산농협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질 좋고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게끔 농민들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울산시와 울주군 등 지자체와 농가들의 비닐하우스 시설지원금 규모도 확대하고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서정혜 수습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